일반 초중고는 물론 장애를 가진 학생들이 다니는 농아학교에조차 청각보조기기 설치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청각 전문기업 소노바 그룹 브랜드 포낙(phonak)보청기는 국내에서 난청 학생들을 위한 FM송수신 시스템을 전 학급에 설치한 농아학교가 단 두 곳뿐이라고 밝혔다.
포낙보청기 대구센터는 서울농학교 이후 경기권 및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처음으로 청각장애 특수학교인 대구영화학교 전 학급에 FM 송수신 시스템(이하 FM시스템)을 도입했다.
전국 6개 농아학교·174개 특수학교 중 전체 학급에 FM시스템이 설치된 곳은 서울농학교·대구영화학교가 전부다.
이는 특수학교 재학생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특수교육이 필요한 학생 수는 8만9300명이 넘는다.
하지만 이 가운데 특수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 수는 3분의 1에 불과하다.
특수교육대상자 2명 중 1명이 일반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있는 것.
청각·시각 등 장애를 가진 학생들이 수업을 듣기 위해서는 FM시스템 및 소프트웨어, 점자정보단말기, 광학문자판독기 등 다양한 보조공학기기가 필요하다.
이 가운데 FM시스템은 난청 등 청각장애를 겪는 학생들에게 필수적이다.
대구영화학교 FM시스템 도입을 책임지고 있는 포낙보청기 대구센터 박현식 팀장은 “청각장애를 가진 학생이 보청기를 착용했다고 해서 선생님의 목소리를 잘 들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반향이 크고 소음이 있는 밀폐된 교실에서 특정 화자의 목소리만 골라내 증폭시켜줄 수 있는 보청기나 인공와우는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교실에 FM시스템을 도입하면 개별 보청기와 인공와우 기능, 신호대잡음비, 화자와 청자 위치 등 청취를 방해하는 수많은 변수들에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FM시스템이란 주파수를 통해 먼 거리에 있는 소리를 송수신하는 기술.
학교와 같은 교육시설뿐 아니라 교회나 직장 등 규모가 큰 시설에서 주로 사용되고 있다.
포낙 FM시스템은 여기에 첨단 무선통신기술과 하이테크 음향 및 청음 기술을 접목해 난청 학생들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한다.
포낙 FM시스템이 적용된 학급에서는 교사가 송신기를 켜기만 해도 별도의 복잡한 조작 없이 교실 내 모든 학생들이 선생님 목소리를 선명하게 들을 수 있다.
각종 보청기 브랜드 및 인공와우와 호환이 되는 것은 물론 단 한 번의 접속으로 추가 마이크나 리시버를 쉽게 연결할 수 있다.
대구영화학교의 경우 시범사업으로 3개 학급에 포낙 FM시스템을 설치한 이후 학생들의 집중력이 월등하게 높아진 것을 목격한 교사와 학부모들의 요청으로 전체 12개 학급에 추가 설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박현식 팀장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학교 내 FM시스템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동과 학생들의 학습권을 반드시 보장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대구를 비롯한 영호남 지역 특수학교 및 사회복지기관들과 함께 교육청 지원 FM시스템 설치를 위한 청각보조기기 신청과 FM시스템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