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전문병원의 배신일까, 통계의 오류일까.
지난 26일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서울 성북을)이 '믿는 환자의 발등을 찍는 전문병원'이라는 자료를 통해 의료분쟁이 급증하고 있는 전문병원에 대해 강하게 비판한 것을 두고 대한전문병원협의회가 발끈하고 나섰다.
앞서 기 의원은 특히 관절 및 척추 전문병원을 중심으로 의료분쟁이 다수 발생하고 있어 지정기준 강화 등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보건복지부와 의료분쟁조정중쟁원에서 제출받은 전문병원 의료분쟁 자료를 기반으로 최근 5년(2012년~2017년 8월말) 발생한 의료분쟁은 총 512건(사망 80건)으로 전문병원 1기(227건) 보다 2기(285건) 때 26% 증가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국민들에게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전문병원 제도를 마련했지만 막상 의료분쟁이 급증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게 그의 지적.
그러자 복지부는 2018년 제3기 전문병원 지정부터는 의료사고 발생과 환자안전 등 의료질 평가를 전 분야로 확대, 전문병원 선정을 취소할 수 있는 의료법 개정안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를 두고 전문병원협의회는 즉각 문제를 제기했다.
최근 일명 '신해철법' 시행 이후 각 종별로 의료분쟁 신청건수 및 개시건수가 동시에 증가했는데 이는 간과한 채 전문병원만의 데이터만 제시해 문제를 삼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게 협의회 측의 주장이다.
실제로 지난 2014년 제1기 당시 의료분쟁 신청건수 및 개시건수는 각각 128건, 60건이었지만 제2기에 돌입한 2015년도 의료분쟁 신청건수 및 개시건수는 각각 99건, 46건으로 감소했다.
이후 신해철법 시행 이후인 2016년도 의료분쟁 신청 및 개시 건수가 각각 2건, 16건 증가했지만 이는 병원계 전반에서 나타난 변화이지 전문병원만의 변화가 아니라는 얘기다.
실제로 동기간 국내병원 전체 의료분쟁 신청 및 개시건수는 216건, 124건 증가했으며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40건, 52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전문병원협의회는 "기동민 의원은 전문병원의 데이터만 일방적으로 차용하면서 엉뚱한 결론을 내렸다"라면서 "중증도 높은 환자가 많은 전문병원의 특성과 신해철법 시행 이후 의료계 전반의 상황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거듭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