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근경색 후 스텐트를 삽입한 환자에서 시술부위가 아닌 '비병변 부위'가 원인이 된 재발 위험이 2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지속적인 약물치료의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국내에서는, 장기간 예방 효과를 유일하게 인정받은 치료제(티카그렐러60mg)의 급여권 진입마저 지체되고 있어 처방상 문제로까지 지적되고 있다.
최근 미국심장협회(AHA) 공식 학술지인 'Journal of the American Heart Association' 1월호에 항혈소판제 티카그렐러의 대규모 전향적 관찰연구(PRECLUDE 임상) 결과가 게재되면서 이슈를 공론화했다.
10만여 명에 이르는 대규모 환자가 등록된 이번 결과, 경피적관상동맥중재술(PCI)을 받은 환자 중 심혈관 사건이 재발한 환자에서는 시술부위 보다 시술 받지 않은 부위가 원인이 된 재발 사례가 2배 높게 나타났다.
PCI 시술 이후 심혈관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라도, 단기간 사용에서 장기간 항혈소판치료 전략으로의 역할 변화가 강조된 셈이다.
시술부위 초점->전체 혈관 고려 약물치료…AZ "추가 요청 임상자료 모두 제출"
해당 논의는 국내 학계에서도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지난 주 개최된 대한심혈관중재학회(KSIC) 동계학술대회에서는, 심근경색 환자의 장기간 치료전략으로 항혈소판제의 역할에 무게를 실었다.
학회 관계자는 "현재 항혈소판제 치료가 시술한 부위의 심혈관 사건 재발 방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이번 임상근거를 통해 장기간 이중항혈소판(DAPT) 치료는 시술 부위가 아닌 환자의 혈관 상태 전체를 고려해야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PEGASUS 임상에서 보여진 것처럼, 이벤트가 발생한 환자의 91%가 시술 받지 않은 부위가 원인이었다는 점을 미루어 볼 때 티카그렐러60mg 치료는 스텐트 시술 부위와 그 외 관상동맥을 보호하는 효과를 동시에 보여 관상동맥질환 환자의 재발 예방에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티카그렐러60mg의 원활한 사용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2016년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대규모 임상(PEGASUS-TIMI 54 연구)을 근거로 '심근경색을 경험한 후 1년이 지난 고위험군 환자'에 혈전성 심혈관 사건 위험을 줄이는 장기간 예방효과를 인정했다.
하지만, 허가 1년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급여논의가 늦어지면서 처방권 진입에 발목이 잡힌 것이다.
의료계에서는 이미 유럽 가이드라인 등 주요 글로벌 진료지침에서도 클로피도그렐이나 프라수그렐보다 우선적으로 티카그렐러60mg을 우선 권고하는 만큼, 빠른 시일 내 환자에게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관계자는 "기존 티카그렐러90mg을 복용하던 환자들 중 갑자기 약물 투여를 중단해야 하는 상황을 걱정해, 장기 치료가 가능한 60mg 용량에 대해 회사로 직접 문의를 해오는 경우가 늘고 있다"면서 "현재 티카그렐러60mg 품목의 급여와 관련한 추가 임상자료는 모두 제출하고, DC만을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한편 티카그렐러의 PRECLUDE 임상은, 심근경색 환자에서 시술부위와 비시술부위의 허혈성 사건 재발을 비교하기 위해 대규모 리얼월드 환자군인 SWEDEHEART 데이터를 토대로 했다.
연구를 살펴보면, 2006년 7월1일부터 2014년 11월29일까지 심근경색을 처음 경험한 총 10만8615명의 환자가 등록됐다.
그 결과, 3.2년간의 추적관찰 기간동안 심근경색 재발로 입원 환자는 1만1117명(10.2%)이었다. 여기서 시술 부위에서 경색이 재발한 경우가 655명, 비시술 부위 병변이 원인이 된 것은 1243명으로 2배 가량의 차이를 보였다.
특히 심근경색이 8년 이내 재발할 위험도는, 비시술 병변(0.06)에서가 시술 병변(0.03)보다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