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를 불과 일주일 앞두고 열리는 만큼 대표자 대회 시점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3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협 비상대책위원회가 오는 18일 주최하는 전국의사대표자대회 참여하는 인원이 300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는 오는 18일 오후 1시 30분부터 서울 광화문에서 전국의사대표자대회를 개최한다. 비대위는 약 1000명이 행사에 참여할 것이라고 보고 집회 신고를 한 상황.
전국의사대표자대회는 비대위 투쟁 로드맵의 일환으로 당초 1월 28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로 무기한 연기됐다.
전국의사대표자대회 주요 참석 대상은 각 시도의사회 임원을 비롯해 산하 시군구의사회 임원진이다. 하지만 참려를 적극 독려해야 할 시점임에도 시도의사회 분위기는 미적지근하다.
A시의사회 관계자는 "생각보다 참여 인원이 많지 않다. 7명이 온다는 시도의사회도 있었다"며 "시군구의사회장이 모두 바뀌는 시즌이다 보니 집행부 구성 자체가 안 된 경우가 많다. 참여를 독려하고는 있지만 참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불과 일주일 후면 의협 회장 선거가 진행될 예정이다 보니 행사 자체의 순수성을 의심하는 눈길도 있다.
B시의사회 관계자는 "15~6명 정도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참여할 예정"이라며 "선거 기간과 겹치다 보니 대회가 열리는 날도 무대에 올라가는 사람은 뻔할 것이다. 후보들에게는 좋은 타이밍이 아니겠나"라고 반문했다.
C도의사회 회장도 "정부와 협상은 계속 이어져 나갈 것이고, 청와대 시위나 삭발 등 투쟁적 모습도 많이 보여왔기 때문에 이왕 미뤄진 행사라면 (의협회장) 선거가 끝나고 난 후에 열어도 됐을 것"이라며 "그래야 더 진정성도 있어 보였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 의사단체 임원 역시 "비대위는 처음 구성 단계부터 선거에 개입하지도 않고, 이용하지도 않겠다고 공언했다"며 "전자투표가 시작되기 직전에 투쟁성 대회를 한다는 것 자체는 회장 선거에 강성 투쟁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의협회장 후보들의 선거 유세장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는 소리다.
D도의사회 회장은 "대표자대회에 막상 참여한 사람들은 회장 선거 유세장에 온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대표자 회의라면 현재까지 진행 상황, 앞으로의 정부 협상 로드맵 등을 대표자, 새로 뽑힌 회장들과 합리적, 이성적으로 설명하고 논의하는 시간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비대위 역시 이 같은 시각을 의식한 듯 정치적 중립성을 강조하며 화합, 단합의 장을 만들자며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비대위 관계자는 "상황이 심각하게 돌아가고 있다. 초음파 급여화만 봐도 정부는 일방적으로 예비급여를 추진하고 있다"며 "특정 후보를 위한 게 아니라 후보 6명을 모두 초청해 문재인케어에 대해 의견을 나누며 화합하고 한목소리를 내는 단합의 장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이 의료계 역사상 가장 힘든시기라고 생각한다"며 "비대위는 23일 선출될 새 회장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한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