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mpa는 관광지 자체로서는 그리 알려져 있지 않은 곳이며 대신 대학이나 병원 등이 밀집한 교육 중심지에 더 가깝다.
그래서 주중에 실습을 하는 동안은 시차적응이 잘 안 되어 몸이 피곤한 탓도 있었지만 근거리에 볼만한 곳이 없다는 생각에 굳이 관광 욕심을 내지 않았다.
금요일 쯤이 되어서야 주말에 무얼 할지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고,주변 fellow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니 beach를 좋아한다면 가볼 만한 곳이 있다고 하여 토요일에 느지막히 일어나 찾아 나섰다.
가까운 해변의 이름을 들어 보니 Clearwater beach라는 곳이었는데,이름부터 바닷물이 참 맑고 깨끗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복장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가벼운 원피스를 입고 갔는다.
Clearwater beach로 가는 이정표가 가까워지면서 바다 사이로 길게 쭉 뻗어 있는 도로를 가로지르며 ‘이곳은 수영복을 입고 와야 하는 곳이구나’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이 곳의 해안 도로는 마치 오키나와에서 봤던 코우리 대교를 떠올리게 만들었는데,그곳에 비해서 길이가 훨씬 길게 느껴졌다.
이정표 대로 Clearwater beach로 갔는데,생각보다 해변의 주변 동네가 관광지 마냥 번화하거나 번잡스럽지 않아서 좋았다.
그런데 해변을 보는 순간,드넓게 펼쳐진 하늘색 빛의 바다가 하얀 하늘과 맞닿아 있는 듯한 모습에 감탄했다.
동양인은 아무도 없었고,해수욕을 하는 사람들도 그리 많지 않았다.이런 아름다움을 우연히 마주하게 된 기쁨이 더 크게 다가왔다.
7월의 플로리다는 너무나도 더웠지만, 견디지 못할 폭염으로 느껴지지는 않았다.오히려 이런 멋진 해변을 반짝거리게 빛내주는 태양이 이 광경의 조력자로서의 역할을 하는 듯 보였다.
안타깝게도 수영복을 입고 오지 않아 해수욕을 할 수는 없었지만,해수욕을 하는 사람들을 보며 바닷가를 따라 걷는 것 자체가 행복했다.
이 바다의 이름을 도대체 누가 지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Clearwater는 정말 잘 지은 이름이었다.
오로지 휴양 혹은 관광을 목적으로 이곳에 방문했다면 오늘 느낀 이 정도의 큰 감흥을 느끼지 못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 주 간 바쁘게 실습을 하고 나서 맞은 휴일에 우연치 않게,조금의 노력만으로 이런 아름다운 바다를 마주할 수 있어 내게는 더 큰 선물 같은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플로리다는 일년 내내 태양이 밝게 비치고 비가 와도 소나기로 1~2시간 내리고 마는 맑고 청명한 날씨를 자랑하기 때문에 Sunshine state라는 예쁜 별명을 갖고 있다.
그만큼 낮 시간이 길고 해가 지는 시간이 매우 늦어서 휴양을 즐기기에,이런 여유를 만끽하기에는 정말 제격인 곳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