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fact, 사실)에 입각하지 않은 연구는 의미가 없다. 보건복지 분야에서 팩트를 왜곡하는 연구가 돼서는 안 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흥식 신임 원장(65)은 30일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나 보건의료 분야 향후 연구방향을 이 같이 밝혔다.
조흥식 원장은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로 서울대 사회과학연구원 원장,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정책위원장, 한국사회정책학회 회장, 한국사회복지학회 회장,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장, 서울대 교수협의회 등을 역임했다.
그는 사회복지 분야 대표적 진보학자로 평화복지국가 이론적 틀을 만들었으며 문재인 캠프 복지 분야 브레인으로 참여했다.
이날 조흥식 원장은 "취임한 지 두 달 조금 지났다. 부서별 업무보고를 마친 상태로 연구원 상황은 대부분 파악됐다"면서 "보사연은 전 국민이 피부에 닿는 사회서비스보장과 포용복지국가, 장기재정 전망 등 사람 중심 정책수립 연구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보건사회연구원의 향후 변화는 조 원장의 사고 바탕인 '법고창신(옛 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과 '실사구시'(정확한 사실을 파악해 진리를 찾는다)로 표현된다.
조흥식 원장은 "요즘 허위연구와 훼이크 언론보도 등이 난무하고 있다. 팩트에 입각하지 않은 연구는 의미가 없다"고 전제하고 "해석은 달라질 수 있겠지만 연구는 팩트에 입각해 제대로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건의료 분야 자체 연구와 정부 용역연구 관련, "팩트에 입각하지 않은 연구는 하지 않겠다"며 정부 입맛에 맞는 과거 보사연과의 결별을 예고했다.
조흥식 원장은 "보사연을 와서 보니 개선할 부분은 있으나, 사회 전반에 비쳐볼 때 다른 연구기관보다 낫다고 생각한다"면서 "대학은 이론 중심으로 과정을 중시하나, 보사연은 국민 건강 등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정책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그는 예방중심 보건의료 정책을 위한 연구를 제시했다.
조 원장은 "보사연의 큰 연구방향 중 하나는 예방중심 연구"라고 전하고 "전 세계 경향도 그렇지만 국민 부담 의료비를 줄이고 국민들이 좀 더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예방중심 연구가 돼야 한다"며 연구원의 패러다임 전환을 시사했다.
그는 "연구원 구성원 모두가 편안한 분위기에서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토론을 활성화하고, 명실상부한 국가정책연구원으로서 실현가능한 정책대안과 미래지향적 연구역량 개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조흥식 원장은 끝으로 "아직까지 보건의료 분야 연구원들에게 별도 주문한 사항은 없다"면서 "교수 재직 시 서울대병원 정신의학 강의를 들었고,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들과 사회사업실에서 상담하면서 의사 사회를 잘 이해하고 있다"며 보건의료에 대한 애정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