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번달말 전격 시행되는 요양병원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화를 앞두고 전수조사를 준비하고 있어 주목된다.
요양병원들은 지원책 없는 스프링클러 설치에 거부감을 보이고 있어 경우에 따라 미설치 병원의 행정처분이 예상된다.
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6월말 요양병원 스프링클러 설치 유예기간 마감을 앞두고 전국 지자체를 통해 전수조사를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복지부는 2014년 장성요양병원 화재 사건 이후 '화재예방과 소방시설 설치 및 유지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을 통해 2015년 7월 1일부터 신규로 설치된 요양병원의 스프링클러 설치를 의무화했다.
기존 요양병원은 3년 유예기간을 설정해 2018년 6월 30일 이후 설치하도록 했다.
유예기간 동안 요양병원의 스프링클러 설치가 완료됐을까.
올해 3월말 기준 전국 1351개소 요양병원 중 914개소만 스프링클러 설치를 완료했다. 나머지 437개소(34%)는 스프링클러를 설치하지 못한 상태다.
복지부는 요양병원 전수조사를 통해 스프링클러 설치 현황을 점검한 후 요양병원들과 관련 협의를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의료기관정책과(과장 정은영) 관계자는 "전국 지자체에 공문을 통해 요양병원 스프링클러 설치를 독려해 줄 것을 2~3차례 전달했다"면서 "지난 3월말 기준 요양병원 34%가 미설치했으나 전수조사를 통해 현 상황을 파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의원급 수술실 공기정화장치 설치 행정처분 유예가 요양병원도 가능할까.
복지부는 장성요양병원 화재사건에 따른 조치로 3년간의 시행 유예를 준 만큼 원칙대로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3년간 유예를 준 상태에서 설치 비용 문제로 또 다시 유예한다면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겠느냐"면서 "법령에 의거 스프링클러 미설치 요양병원은 과태료와 시정명령에 이어 업무정지(15일) 그리고 영업장 패쇄 등의 행정처분이 부과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요양병원 일부는 자포자기 상태이다.
요양병원 관계자는 "요양시설은 설치 비용을 지원해주면서 요양병원은 지원책 없이 의무만 강요하고 있다"면서 "전수조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엄격한 요양병원 당직 의료인 기준과 베제된 감염병관리료 등 차별 정책 제도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요양병원 다른 관계자는 "얼마 전까지 요양병원들이 스프링클러 설치 여부를 놓고 고민했으나, 시행시기가 다가오면서 요양병원을 포기하는 것이 낫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면서 "1억원이 넘는 설치 비용을 요양병원에게 전가하는 정부 행태를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복지부 입장에서는 많은 수의 요양병원 행정처분에 따른 부담감도 적지 않다는 점에서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화가 어떤 결론으로 마무리될지 의료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