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병의원에서 환자를 진료하는 개원의들을 분노하게 하는 불합리한 심사기준, 즉 삭감 내용은 무엇일까?
한 지역의사회가 불합리한 급여기준에 대해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이에 대한 세부 논의를 거쳐 이를 대외에 공개해 주목된다.
전라남도의사회는 최근 실제 진료현장에서 행해지는 불합리한 보험급여기준 사례를 취합하고 세부 논의를 거쳐 대한의사협회에 이를 전달했다.
전남의사회 이필수 회장은 "정부가 추진하려는 보장성 강화 계획 이전에 현재 건가보험 제도 안에서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이 우선과제"라며 "환자 치료에 제약으로 작용하는 불합리한 급여기준을 개선해 국민건강 증진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의의를 설명했다.
그렇다면 일선 의사들은 어떠한 부분에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급여기준에 불만을 가지고 있을까. 우선 국내 급여기준이 교과서나 진료지침과 상이한 경우가 있었다.
진료지침에 의해 소변검사 10종 검사 후 청구시 7종으로 인정되나 비뇨기과 전문의외에 타과 전문의가 검사를 진행했을 경우 청구시에 삭감되는 문제가 꼽혔다.
약제나 재료의 처방기간이나 인정횟수가 제한적이라 환자 진료에 문제가 있는 경우도 많았다.
우선 상병명과 초재진에 따라 물리치료 내원일 횟수가 제한되고 해당일의 진료비가 삭감되는 문제가 지적됐고 외래진료시 물리치료와 TPI, 건초내 주사, 관절강내 주사 등이 동시에 인정이 되지 않는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또한 소염진통주사제의 경우 환자의 통증과 관계없이 월 3회 이상 주사시 무조건 삭감이 되는 것도 의학적, 현실적 타당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았다.
같은 날 여러부위에 드레싱을 하거나 창상 봉합술, 건 봉합술 수술 등을 금지한 것도 의학적 판단에 어긋난다는 의견이다.
부위를 7개로 구분해 7분의 1 범위내 치료시 처치와 수술시간, 재료가 같은데도 동일부위나 동일 절개라 해서 0.5만 인정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누가봐도 불합리하고 잘못된 급여기준으로 수많은 개원의들의 원성을 받았던 항목도 있었다. 상병 누락시 약제비 삭감이 이뤄지는 경우와 원외처방 약제비에 상계 결정 후 환수하는 기준이다.
내과질환 검사시 검사 하나하나마다 질병 코드가 들어가지 않으면 삭감이 되면서 필요없는 질병코드를 넣게 되는 경우가 많으며 이로 인해 심평원 질병 통계의 신뢰성이 추락하고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
또한 청구시 일차 전산심사로 인해 모든 진료행위에 하나라도 상병이 누락되면 획일적으로 삭감되면서 오히려 환자의 진료에 시간을 쏟기 보다는 청구 내용 누락에 집중하는 역전현상이 일어난다는 주장도 많았다.
1주에 한번 맞는 히루안 주사나 1년에 1회인 골다공증 BMD검사도 기한이 하루라도 미달시에 무차별 삭감되는 것도 비판이 많았다. 적어도 최소 15일이나 30일간 여유 인정기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필수 회장은 "아무쪼록 이같은 불합리한 급여기준의 변경이 시급히 개선되길 바란다"며 "전남의사회는 의협과 더불어 불합리한 급여기준 개선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