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진이 항법 유도 융합영상을 이용한 고주파 열치료의 치료 성과를 세계 최초로 보고하면서 간암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꿔 나가고 있다.
재발 간암 환자에게서 흔한 1cm 미만 미세간암에 대한 조기 고주파 열치료 성공률이 98.4%를 기록하며 또 다른 희망을 선사하고 있는 것.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간암센터 국소소작술팀은 16일 2012년 1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3년간 재발한 1cm미만 미세간암에 대한 조기 고주파 열치료술 성과를 발표했다.
간세포암으로 근치적 치료를 받은 환자들 중 고주파 열치료에 대한 임상 실적이 보고된 것은 이번이 세계 최초 사례다.
연구팀은 우선 1cm 미만 재발 간암을 보인 186명 환자를 대상으로 네비게이션 시스템을 이용한 초음파와 MRI의 융합영상 기법을 사용해 전체 210개의 미세간암 중 144개(68.6%)의 간암을 찾아낼 수 있었다.
전체 미세간암 중 125개의 간암에 실제 융합영상을 활용한 고주파 열치료가 시행됐고 치료 성공률은 무려 98.4%를 기록했다.
또한 3년간의 추적 관찰에서 국소 재발율은 7.4%에 불과했으며 주요 합병증의 빈도가 2.5%로 매우 낮았다.
융합영상을 이용한 고주파열치료술이 재발한 미세간암을 조기에 진단, 치료하는데 매우 효과적이고 안전한 치료법인 것을 증명한 셈이다.
과거에는 1cm미만 미세 재발암의 경우 CT나 MRI로 진단하기 매우 어려웠다.
하지만 최근 간세포 특이성 조영제를 사용한 MRI 검사를 통해 작은 간암을 조기에 진단 할 수 있게 됐다.
과거에는 MRI로 미세 간암이 발견되더라도 초음파나 CT에서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당장 치료가 어려워 크기가 커져 영상에서 보일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하지만 최근 초음파와 MRI의 융합영상 기법을 이용해 미세 간암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되면서 임상 영역도 눈부시게 발전하기 시작했다.
일반적인 융합영상에서 미세간암이 보이지 않더라도 미세공기방울조영제 (Sonazoid)를 이용한 조영 증강 초음파와 MRI의 융합영상을 이용해 추가적인 종양 발견과 고주파 열치료가 가능해진 것.
간암의 비수술적 치료에 해당하는 국소 소작술에는 고주파 열치료술, 에탄올 주입술, 냉동 소작술, 초단파 열치료술 등의 방법이 있다.
국소 소작술은 수술보다 합병증 빈도가 낮고 회복이 빨라 종양 개수가 3개 이하, 크기가 3cm이하일 때 기존 수술과 유사한 치료 성적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쓰이고 있는 고주파 열치료술은 초음파 또는 CT를 이용해 환자 몸 안을 들여다 보면서 바늘 형태의 가는 전극을 종양에 삽입한 후 고주파에너지를 이용해 발생한 열로 종양을 파괴하는 치료법이다.
특히 고주파열치료술은 치료 후 잔존 간 기능 보존이 수술보다 우수해 간 가능이 상대적으로 좋지 못한 환자에서 수술을 대체할 수 있는 치료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영상의학과 송경두 교수는 "삼성서울병원이 이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증명한 쾌거"라며 "재발이 흔한 간암환자들에게 재발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 하고 또 장기적으로 재발 간암을 조기에 발견, 치료해 생존율 향상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임상 연구 결과는 그 학문적 성과를 인정받아 영상의학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인 북미방사선의학회지 'Radiology'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