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련번호가 없는 의약품 거래 원천차단…한국도 사전 대비해야
문상영 교수 "의약품 물류시장은 블록체인 등 ICT 기술의 블루오션"
최선 기자
기사입력: 2018-07-23 06: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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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 의약품 물류시스템 구축을 위해 단계적으로 의약품 물류산업의 고도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해 말 미국이 일련번호가 없는 의약품 거래를 법률로 규제한 것처럼 우리나라의 의약품 물류 시스템 수출입 품목에 역시 비슷한 규정 준수가 요구될 수 있다는 것이다.
23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제16호 정책보고서를 발간하고 의약품 물류 관리시스템 개편 방안에 대해 고찰했다.
이번 정책보고서의 '블록체인과 의약품 물류 관리시스템' 편을 집필한 한경대 문상영 교수는 기술발전과 환경변화의 속도에 비해 국내 의약품의 물류관리 시스템 수준이 뒤처졌음을 언급하며 이를 국내 의약품기업 또는 물류기업의 기회요인으로 분석했다.
문상영 교수는 "블록체인, 센서 기반 모니터링, IoT, PCM 등의 단어들이 근래 이슈화됐다"며 "각각이 다른 산업에 사용되거나 다른 목적으로 이용될 것 같지만 이런 개념들은 실제로는 물류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블록체인의 가장 주요한 특징은 임의로 위변조할 수 없다는 것이다"며 "기록의 일관성과 투명성을 제고할 수 있는 기술로 인해 DHL을 비롯한 유수의 글로벌 물류기업과 삼성SDS 역시 수출이 화물에 블록체인을 적용코자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2017년 11월 미국은 새로운 DSCSA(Drug Supply Chain Security Act) 발효를 통해 의약품 생산자로부터 소비자에 이르는 의약품 도매업자, 약국 등 모든 의약품의 이동에 대한 검증, 문서화, 인증을 진행하고 있다.
DSCSA에 따라 일련번호가 없는 의약품 거래가 어려워진 것처럼 2019년 이후에는 제품 추적과 관련된 문서가 있는 의약품만 반품이나 재배포가 가능하게 될 예정이다.
국산 보툴리늄 제제의 가품을 만들어 중국에 유통시킨 일당이 최근 적발되는 등 다양한 가짜 의약품 생산, 유통 적발 사례가 나타난 만큼 국내에서의 위변조 차단 유통 관리 시스템으로의 개편은 필수라는 것.
문 교수는 "의약품 제조 및 유통업체들은 DSCSA에 부합하는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고 이에 따라 물류기업들에게도 이러한 제품을 취급할 수 있는 역략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며 "UPS는 최근 미국 내 의약품 관리를 위한 새로운 물류기술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UPS는 일련번호가 부여된 의약품에 대한 정보 공유와 관리를 위해 자사 솔루션 기술을 확장해 DSCSA의 기준에 부합하는 운영기술을 제공한다"며 "이 솔루션은 미국뿐 아니라 의약품이 공급되는 세계 여러 국가의 규정 준수 요구 사항을 충족하도록 수정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의약품 기업들의 정보교환이 보다 효율적이고 용이해질 것으로 기대됨에 따라 조만간 UPS 솔루션과 같은 방식이 우리나라에도 적용될 것이라는 게 문 교수의 판단.
문상영 교수는 "많은 국가에서 의약품 위변조와 가짜 의약품이 문제가 되고 있고 미국에서조차 전자상거래 유통 의약품의 상당수가 가짜로 밝혀지고 있다"며 "블록체인은 의약품의 생산에서 소비까지 전 단계의 거래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의약품 위변조와 가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그는 "모든 제품이 그렇듯 생산과 소비에 이르는 전 단계에서 제품의 특성을 고려한 막힘없는 흐름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의약품 개발 및 생산 수준이 고도화될 수록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인프라의 발전도 동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