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의 의사와 환자 간 원격의료 발언을 두고 여야 모두 이번주 상임위원회에서 명확한 입장을 요구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당청은 박 장관의 발언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장관의 결자해지를 촉구하는 분위기다.
23일 국회에 따르면, 복지부 박능후 장관의 원격의료 허용 의지를 담은 발언을 놓고 청와대와 여야 모두 예상치 못한 결과라는 반응이다.
앞서 박능후 장관은 지난 19일 취임 1주년 일간지와 방송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원격의료 기술이 크게 발전하고 있는 만큼 의사와 환자 간 원격의료를 순차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박 장관은 "정부가 강행하지는 않을 것이며 단계적으로 추진해 가면서 설득해 간다면 의료계도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의료계와 협의를 전제한 원격의료 추진을 단서 조항으로 달았다.
박능후 장관 발언으로 가장 크게 놀란 곳은 여당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지속적으로 추진한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 허용을 반대했던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서 박 장관 발언이 주는 충격이 컸다는 반증이다.
여당 관계자는 "박능후 장관이 뜬금없이 원격의료 허용 의지를 표명한 것에 놀랐다. 군부대와 원양어선, 섬과 산간벽지 등 그마나 일부 지역에 국한한 원격의료 시범사업조차 자칫 엎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박 장관이 무슨 취지로 언급했는지 오는 25일 보건복지위원회 첫 업무보고에서 질의할 수밖에 없다. 보건의료계로 사태가 더이상 확산되기 전에 박 장관 스스로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청와대조차 박능후 장관 발언 보도 이후 황당해 했다는 전언이다.
일각에서는 박 장관이 지난 19일 문재인 대통령의 분당서울대병원 헬스케어혁신파크 의료기기 규제혁신 현장방문을 계기로 청와대 시각을 잘못 해석했다는 시각이다.
문 대통령의 의료기기 규제혁신 전제 조건은 안전성으로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는 안전성과 유효성이 아직 입증되지 않은 분야이다.
여당 핵심 관계자는 "청와대조차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박능후 장관이 문 대통령의 현장방문을 동행하면서 의료기기 규제혁신 취지를 잘못 이해한 것 같다"면서 "현 정부 입장이 바뀌었다면 여당은 찬성할 수 없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장관이 발언한 만큼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귀띔했다.
전 정부에서 원격의료 허용을 주창해 온 자유한국당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의료기기 규제혁신과 전 정부 입장 간 차이점이 무엇이냐"며 "박능후 장관이 무슨 의미로 원격의료 허용 의지를 피력한 지 모르나 입장이 바뀐 것인지, 언론에서 확대 보도한 것인지 상임위에서 따져봐야 할 문제"라고 답했다.
복지부 실국장은 국회를 방문해 원격의료 정책 관련 입장 변화가 없다고 설명하고 있으나 박능후 장관의 공개적인 해명 없이는 발언 파장이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