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영리병원으로 꼽히는 녹지국제병원의 설립 문제가 본격적인 공론화 과정을 시작해 귀추가 주목된다.
정부의 허가를 받고도 4년 넘게 삽을 뜨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연 이번에는 팽팽한 논란을 정리하며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제주특별자치도는 6일 홈페이지를 통해 녹지국제영리병원 도민토론방을 열고 공론조사에 들어갔다.
숙의형 공론조사위원회가 진행하는 이번 조사를 통해 제주도는 녹지국제병원에 대한 주요 사항을 결정하고 도민 및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설립을 최종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녹지국제병원은 부동산 개발업체인 중국 녹지그룹이 자본 전액을 투자해 설립하는 국내에서 최초로 설립승인을 받은 영리병원이다.
이를 위해 녹지국제병원은 지난 2015년 보건복지부로부터 사업 계획 승인을 받았지만 영리병원 논란이 거세지면서 사업은 계속해서 지연돼 왔다.
이후 녹지그룹은 사업 계획 승인을 받은지 3년여가 지난 후에야 제주도에 개설 허가 신청을 내고 2017년 10월 1일 개원을 목표로 삼았지만 이 또한 시민단체 등의 반발에 계속해서 무산됐다.
이렇듯 찬반 논란이 계속해서 거세지자 결국 양연준씨를 대표로 하는 1068명은 녹지국제병원 문제를 도가 해결해 달라며 숙의형 정책개발을 청구했고 3월 도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공론조사가 결정됐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공론조사위원회를 소집하고 수차례 회의를 거쳐 제주도내 지역별 도민토론회를 열었으며 도 홈페이지를 통해 최종적 여론 수렴에 들어간 것이다.
홈페이지에는 녹지그룹이 제출한 녹지국제병원의 사업 개요와 함께 개원 준비 상황, 청구인측 반대 의견 등이 게시돼 있다.
또한 청구인 즉 영리병원 설립을 반대하는 입장에서 마련한 녹지국제병원의 문제점, 비영리병원 전환 제안서, 사업자측 입장 반대 의견 등도 포함됐다.
이러한 자료를 통해 도민들을 대상으로 영리병원 설립에 대한 의견 조회를 실시한 뒤 이 결과에 따라 최종적으로 설립 문제를 정리하겠다는 것이 제주도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도민 3000명을 대상으로 공론조사에 돌입할 계획이며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되는 의견서를 종합해 최종 보고서를 작성하게 된다.
따라서 과연 이번 공론조사를 통해 4년 넘게 끌어온 영리병원 문제가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특히 만약 녹지국제병원이 우여곡절 끝에 첫 삽을 뜨는데 성공한다면 우리나라 최초의 영리병원 사례가 된다는 점에서 의료계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도 관계자는 "도민 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관심이 쏠려 있는 사업인 만큼 최대한 신중하게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려 한다"며 "찬반이 극명하게 나눠지고 팽팽하게 의견 대립이 있는 만큼 굳이 데드라인을 두기보다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충분히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