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왓슨이 있다면 한국에는 닥터 앤서(Dr. Answer)가 있다.
한국데이터중심의료사업단은 8일 대한병원협회 주최로 열린 국제병원의료산업박람회(K-HOSPITAL FAIR)에서 '한국형 인공지능 정밀의료의 시작'을 주제로 한 세미나에서 닥터 앤서를 소개했다.
닥터앤서란 AI기반 정밀의료 솔루션으로 ANSWER은 AI, NETWORK, SOFTWARE, ER의 약자이기도 하다. 즉, 의료 빅데이터를 통해 의사의 진단과 치료를 지원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굳이 말하면 한국형 왓슨인 셈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의료 빅데이터를 최대한 끌어모으고 이를 표준화해야하는 방대한 작업인 만큼 정부와 의료기관,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컨소시엄 형태로 추진 중이다.
이름하여 한국데이터중심의료사업단.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과 서울아산병원을 주축으로 전국 25개 상급·종합병원과 19개 ICT-SW기업이 AI기반 정밀의료 솔루션을 개발하는데 손발을 맞추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형 AI의사 닥터앤서의 역량은 어느수준일까.
8일 발표를 맡은 서울아산병원 김영학 교수는 "일단 발생빈도 및 국민체감형 질환을 우선 채택해 심뇌혈관질환, 심장질환, 유방암, 대장암, 전립선암, 치매, 뇌전증, 소아희귀난치성 유전질환 등 8개 질환을 우선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닥터앤서는 주로 위의 8개 질환을 조기에 진단하고 의사의 치료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또 유방암의 경우 재발 위험도를 예측하기도 하고 뇌전증의 경우 발작 위치를 예측해 의료진이 사전에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대장암의 경우 내시경에서 의료진의 경력에 따라 암 진단율 편차를 좁혀주고, 유전체 정보를 통해 발달장애 및 난청을 조기에 진단하는 것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김 교수는 "사업계획 1차년도인 2018년에는 3개 이상 질환에 대해 시제품을 개발하고 2019년부터 실제 의료기관을 통해 환자가 해당 서비스를 받아볼 수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준비 중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는 3년간 357억원을 투입하는 프로젝트로 한국형 정밀의료 서비스를 제공해 의료 SW분야에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의료비 절감에 해법을 제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발표에 나선 연자들은 빅데이터의 표준화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성균관대 안선주 교수는 "의료 인공지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표준화와 더불어 상호운용성"이라며 "전 세계 어디서나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있듯이 의료 빅데이터도 표준화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분당서울대병원 백롱민 교수는 "ICT기반 헬스케어 모델이 의료현장에서 그 효과를 입증하려면 환자의 질병정보가 저장된 의료기관의 의무기록을 중심으로 각종 헬스케어 빅데이터가 연계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밀의료를 지속가능하게 하려면 타 기관 및 타 국가의 데이터를 동시에 활용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해야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