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대한의사협회 대의원발 임시대의원총회 발의안 제출을 시작으로 최대집호를 향한 민초 개원의사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봇물 터지듯 나오고 있다.
의사협회 정성균 대변인은 22일 출입기자단 정례브리핑에서 "투쟁에 대한 속도가 늦춰지거나 의지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다만 전략, 전술상 회원들에게 모든 것을 밝힐 수 없을 뿐"이라며 수습에 나섰지만 이미 성난 민초의사들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비상대책위원회 구축을 골자로 한 임총 발의 소식을 접한 일선 대의원 및 개원의 상당수는 임총 개최를 위해 필요한 대의원 동의서 충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A대의원은 "대의원 100여명이 참여하는 SNS대화방에서 수시로 의견을 공유하는데 최대집 회장에 대한 불만 및 건의사항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라며 "대의원 1/4의 동의를 구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의원은 일선 회원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인 만큼 회원들의 여론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덧붙였다.
대의원 SNS대화방서 "구원투수라 생각했는데…신뢰 잃었다" 평가
그렇다면 지난 3월, 30%에 가까운 지지율을 기록하며 당선된 최대집 회장은 왜 취임 100일여만에 심판대에 설 위기에 처했을까.
일선 의사의 민생경제 분야에서 뾰족한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최대집 회장은 추무진 전 의협회장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으면서 의협 집행부의 무능함을 지적하며 강경 투쟁을 통해 대정부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최 회장은 의협회장 선거 공약으로 문재인 케어 저지를 최우선 공약으로 내걸면서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를 반드시 막겠다고 선언했지만 복지부와의 협상에서 이렇다 할 성과가 없는 상태다.
즉, 당시 최 회장의 투쟁 의지를 믿고 한표를 던진 회원들이 막상 민생경제를 챙기지 못하는 집행부에 더 큰 실망감을 표출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의사협회 한 대의원에 따르면 대의원들의 SNS대화방에는 "구원투수라고 생각하는데 3연타석 홈런을 맞고 내려가야할 판이다" "회원들의 생존이 급박한 만큼 더 이상 기다릴 수는 없다" "최대집 회장은 신뢰를 잃었다"는 등 의협 집행부를 향한 불만의 목소리가 상당히 높다.
일선 개원의들 사이에서도 의협 집행부 지지율은 예전같지 못한 상황.
당장 내년도 수가협상에서 2.7% 인상안을 받은 반면, 최저임금 상승으로 일선 의료기관의 경영압박은 더욱 가속화됐으며 스프링클러, 병상간 이격거리 등 각종 쏟아지는 제도로 경영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게 회원들의 지적이다.
수도권 A개원의는 "가장 중요한 게 민생경제인데 이것이 흔들리고 있으니 회원들의 원성이 높아질수 밖에 없다"며 "실질적인 성과는 없는데 성명서만 내면 뭐하느냐"고 꼬집었다.
또 다른 개원의는 "의협회장에 당선되기 이전과는 너무나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어 회원들도 당혹스럽다"며 "변화가 필요한 때"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