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억원의 지원금이 투입되는 의료질평가에서도 종합병원 이상 의료기관의 외래환자 집중현상이 그대로 드러났다.
의사당 일평균 외래환자 진찰횟수가 전년도 평가보다 늘어난 것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3일 서초구 서울사무소에서 '2018년 의료질평가 결과 설명회'를 개최했다.
의료질평가지원금은 선택진료비 폐지에 따른 의료기관 보상성격에 따라 도입된 제도로, 종전 5000억원 규모에서 2000억원을 더한 총 7000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올해 진행됐다. 의료 질과 환자안전, 공공성, 의료전달체계, 교육수련, 연구개발 등 영역별 평가를 통해 상대평가로 등급을 매기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심평원은 2016년 7월부터 2017년 6월까지 12개월의 진료결과를 토대로 의료질평가를 진행했으며, 최근 평가대상이 되는 종합병원 및 상급종합병원에 최종 등급을 통보했다.
이번 설명회에서 이 같은 의료질평가 결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발표하는 자리.
특히 심평원이 발표한 의료질평가 결과, 종합병원과 상급종합병원의 외래환자 진찰횟수가 전 평가와 비교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질평가 중 가장 큰 영역인 '의료질과 환자안전 영역' 중 '의사당 일평균 외래환자 진찰횟수' 지표가 2017년 평가보다 증가한 것이다.
실제로 2017년 의사당 일평균 외래환자 진찰횟수 평균점수는 22.87점이었으나, 2018년 평가에서는 23.01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의료전달체계 영역' 중 '외래환자 대비 입원환자 비' 지표에서도 2017년 평균 점수는 0.53점이었으나 2018년 평가에서는 0.51점으로 외래환자 대비 입원환자가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심평원 평가보상부 조향심 차장은 "의사당 일평균 외래환자 진찰횟수 지표는 결과 값이 낮을수록 좋아졌다는 지표"라며 "해당 지표는 값이 안 좋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달체계 영역 중 외래환자 대비 입원환자 비 지표도 상대적으로 외래환자가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결과에 의료계 일각에서는 외래환자의 대형병원 집중현상을 전형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서울의 A상급종합병원의 한 교수는 "이번 의료질평가는 2016년부터 2017년 중반까지 1년 간의 결과 값을 토대로 진행된 것이기 때문에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쳤다고 보기는 힘든 면이 있다"며 "하지만 의료전달체계 확립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의 외래환자 대형병원 집중현상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예"라고 지적했다.
그는 "종합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으로 하는 의료질평가이기 때문에 결국 외래환자들의 대형병원 집중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지표"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