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성형외과 개원가에 성형 견적 어플리케이션(이하 어플)을 활용한 새로운 마케팅 기법이 급증함에 따라 이를 둘러싼 찬반여론이 교차하고 있다.
N 포탈서비스에 '성형어플 견적'으로 검색하면 관련 어플에 대한 설명부터 환자들의 문의까지 다양한 글을 찾아 볼 수 있을 정도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최근 성형 어플이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는 환자가 원하는 성형에 대해 견적을 받을 수 있기 때문.
기자가 직접 앱 스토어(App store)를 통해 성형견적 어플 중 하나를 설치해 견적을 받아봤다.
기자가 설치한 어플의 경우 얼굴 정면, 45도, 90도 등 3가지 사진과 함께 견적요청서에서 관심부위, 기본정보와 더불어 성형시 원하는 부분을 게재하면 견적을 내준다.
실제로 사진과 원하는 성형 부위를 적은 후 견적을 요청하자 2시간이 채 안 되서 3곳의 성형외과에서 견적서를 보내왔다.
견적서는 3곳 모두 직접 내원해 정확한 진료를 받아야 한다는 점을 전제로 달았지만 기자가 작성한 성형 궁금증에 대한 설명과 함께 성형방법, 예상 견적가격까지 명시돼있었다.
견적가는 99만원에서 150만원까지 다양했으며 견적서에 이벤트보다 더 저렴하게 가능하다고 표기한 곳도 있었다.
환자 입장에선 굳이 병원을 내원하지 않고도 성형외과 3곳의 견적을 받아본 셈이다.
이 같은 성형어플에 대해 성형외과 개원의들은 "새로운 마케팅이다" "과도한 경쟁 등 위험소지가 많다"등 의견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강남에서 성형외과를 운영하는 A개원의는 "환자 입장에서는 싸고 간단하고 효과는 좋은 수술이 있다면 당연히 그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라며 "그러한 환자 경향을 따라가면서 어플이 나오게 된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다만 성형외과 수술이나 시술은 기본적으로 결과가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가성비만 따지는 상황은 환자 스스로가 피하게 될 것"이라며 "일정 수준으로 시장이 돌아가면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른 성형외과 개원의는 의지와 상관없이 따라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을 토로하기도 했다.
B개원의는 "공급자로서는 그런 것 하기 싫다고 안 하면 경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며 "수술을 엄청 잘하면 환자들이 먼저 찾아오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우선 보조를 맞추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대한성형외과의사회는 의료법 위반 측면을 고려해 봐야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내놨다.
성형외과의사회 반준섭 윤리이사는 "병원 사이트가 아닌 외부사이트에서 견적을 내주는 것이 위법상 소지가 있기 때문에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이밖에도 후기의 신뢰 문제나 가격할인 이벤트 광고의 의료법 위반 등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즉, 의료의 특성상 가격이 낮으면서 의료의 질을 높게 하기 어렵지만 어플 내에서 과도 한 경쟁이 이뤄지면 의료질 하락으로 성형외과에 대한 환자들의 신뢰도가 떨어지고 국민건강권 또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게 반 윤리이사의 의견이다.
한편, 복지부는 성형어플의 몇 가지 쟁점에 대해서는 의료행위와 환자 유인행위 측면에서 검토 여지가 있다고 언급했다.
보건의료정책과 오성일 서기관은 "성형 어플과 관련해 정확한 내용을 파악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성형 견적을 내는 부분을 들어봤을 땐 검토해볼만한 사안"이라며 "어플 내에서 견적을 내는 행위 자체가 의료행위인지 아닌지가 쟁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오 서기관은 이어 "특히 환자가 어플을 통해 견적을 받은 이후 의료기관에서 수술을 받게 되는 경우도 있다고 생각하면 이것이 유인행위인지 구체적인 모델을 파악해 검토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