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인공지능)가 모든 걸 해결해 준다는 건 과장이다."
신약 개발에 인공지능을 활요하기 위한 다양한 접목과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AI에 대한 환상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미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분석 기법이 흔해지면서 인공지능 역시 '일반 기술' 수준의 도구가 됐다는 것. 역설적으로 제약사가 인공지능을 도구로 활용하는 것이 옵션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6일 코엑스에서 개최된 바이오플러스에서는 AI와 신약 개발을 주제로 한 세션 강좌에서는 국내외 AI 전문 업체들이 참석, 신약 개발에서의 인공지능 기술 활용 가능성을 점검했다.
먼저 마야 R.새이드(Maya R.Said) Outcomes4Me 대표는 '신약 개발을 위한 AI 혁신' 강연을 통해 인공지능 만능주의를 경계했다.
새이드는 "인공지능을 최근 많이 이야기하지만 이미 20년 전부터 AI의 가능성이 언급됐다'며 "다만 당시에는 AI에 적용할 만한 양질의 데이터가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인공지능은 데이터가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있는게 없다"며 "과거엔 데이터를 얻기 어려웠지만 지금은 많은 종류, 형태의 데이터가 나오고 있어 기회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문제는 데이터는 신호를 만들어내지만 잡음도 만들어 낸다는 점이다"며 "엔지니어들이 효율적으로 신호와 잡음을 구분해야 하지만 그 구분이 쉬운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마치 AI가 신약 개발에 있어 모든 제반 문제를 해결해 줄 구세주처럼 부각되고 있지만 이는 과장에 불과하다는 것이 그의 진단.
새이드는 "쉽게 말해 AI에 쓰레기(자료)를 집어넣으면 쓰레기가 나온다"며 "데이터를 넣고 어떻게 처리하고 잡음을 걸러내는 방법을 알지 못하면 AI는 비싼 쓰레기통에 불과하다"고 단언했다.
AI가 후보물질 탐색과 문헌 조사, 임상에 적합한 환자군 분류 등 과정에 활용될 수 있지만 이 과정 모두 데이터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에서 AI 알고리즘보다 중요한 것이 AI에 기반이 되는 양질의 데이터의 확보라는 것.
새이드는 "비소세포폐암과 관련해 분자단위까지 들어가면 연구 데이터의 양이 엑사바이트까지 늘어난다"며 "인공지능은 만능이 아니지만 이제 인간이 분석할 수 있는 영역 이상의 자료가 생성되고 있기 때문에 인공지능은 필수 도구가 될 것이다"고 밝혔다.
그는 "인공지능이 인간의 감독없이 자가 학습을 통해 어떤 가정을 추론하는 과정이 신약 개발에 통찰력을 부여할 수 있다"며 "이 때에도 기본이 되는 데이터가 중요한데, 너무 많은 데이터는 기회이자 위험일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현재 신약 개발과 관련 임상/후보물질 발굴/환자군 탐색 등에 걸쳐 데이터를 생성하거나 추출, 가공하는 업체들이 난립수준으로 늘어나는 이유도 데이터의 '불완전한 속성' 때문이라는 것이다.
앤드류 라딘(Andrew Radin) twoXAR 공동설립자도 'AI 주도의 신약 개발과 파트너쉽' 발표를 통해 AI는 하나의 도구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앤드류 라딘은 "벌써 혁신이라고 불렸던 AI가 일반적인 기술로 보편화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며 "이미 미국에는 97개의 스타트업 기업들이 인공지능으로 신약 개발을 하고 있지만 이들의 일은 서로 다르고 적용 방법과 유형마저 다 다르다"고 밝혔다.
그는 "약물 개발은 복잡하기 때문에 AI 솔루션 하나로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며 "실제로 AI를 적용한 회사들도 다른 회사와 협력을 통해 솔루션을 보완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AI는 마법이 아니라 예측 모델로 해결책을 제공하는 기술"이라며 "파트너쉽을 통한 신약개발이 이롭다고 판단되면 다양한 AI 업체들과 협력해야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