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전립선암종 첫 '프로벤지' 치료 백신 진입, 수지상세포 치료 백신 유효성 검증 작업 중
원종혁 기자
기사입력: 2018-10-02 06: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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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치료 분야 면역항암제들이 주목 받으면서 '항암 치료 백신'의 실효성 검증 작업도 함께 결과물을 내놓기 시작했다.
항암 백신의 효과가 국제학술지에 처음으로 다뤄진 2008년 이후 10년만이다.
예방 백신 용도가 아닌 치료 백신으로서 수지상세포를 이용한 최신 암백신은 일단, HER 2가 과발현된 암환자에서 유효성과 안전성에 긍정적인 결과지를 보여줬다.
최근 국제 암면역치료 컨퍼런스(CRI-CIMT-EATI-AACR)에서 공개된 미국국립암연구소(NCI)의 항암 백신 최신 결과물이 보고됐다.
특히 HER2 유전자가 과발현된 다양한 암환자들에서는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했다.
이에 따르면, 총 17명의 암환자에서 각기 다른 용량의 백신을 5차례 주사한 결과 2개의 고용량 백신(1000만 수지상세포 및 2000만)을 접종받은 11명 환자에서는 6명이 임상적인 혜택을 나타냈다.
특히 안전성과 관련 주사 접종 부위 부작용 등 특이 이상반응은 보고되지 않았다.
국립암연구소측은 "HER2가 과발현된 암환자의 경우 이번 임상에 유방암을 비롯한 난소암, 폐암, 대장암, 위장관계 암종이 포함됐다"면서 "연구된 암백신은 환자의 혈액에서 얻어진 수지상세포(dendritic cells)를 채취해 유전적으로 교정하는 절차를 밟은 후 HER2 단백질을 생산해 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교정된 세포들이 암환자에 재주입 된 후, 암에 대응하는 면역반응을 촉발시킬 수 있다는 게 골자.
치료용 항암 백신의 효과가 처음으로 발표된 것은 지난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국암연구학회(AACR) 학회지에 게재된 논문에선 유방암과 폐암 등에서 항암 백신의 유효성이 일부 확인됐지만 동물 모델에서의 전임상 결과였다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수지상세포를 이용한 암백신 개발 기술이 발전하면서 결과물을 하나 둘 내놓기 시작한 것이다.
NCI는 "면역항암치료 분야에서 수지상세포를 이용한 연구는 오랜기간 치료 효과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면서 "수지상세포가 중요한 것은 체내 면역반응에 중요한 역할을 맡는 T세포가 전이된 암세포를 공격하는 일을 트레이닝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최근 수지상세포 암백신과 면역항암제(면역관문억제제)를 병용하는 전략도 검증대에 올랐다. 여기서 두 가지의 면역 증강 치료법이 암 환자의 치료율을 확연하게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 우리나라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가 공개한 '2022년 글로벌 항암 백신 시장 전망'에 관한 분석 보고서에서도, 글로벌 항암 백신 시장이 2015년 약 3조원에서 연평균 17%의 높은 성장률을 보여 2022년 약 8.9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직은 예방 백신이 높은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지만, 향후 치료 백신의 등장으로 점유율이 감소될 것으로 전망한 것.
업계 관계자는 "현재 전체 항암 파이프라인의 17%에 해당하는 1286개의 항암 백신 관련 제품들이 개발 중"이라며 "미국 임상시험 등록기관에는 암백신 임상시험이 200여 건 이상이 등록돼 있다"고 밝혔다.
한편 시판되는 항암 백신 중 치료 용도로 승인을 받은 것은 발리안트의 프로벤지(Provenge)가 유일한 상황이다.
해당 백신은 2010년 4월 미국FDA로부터 전립선암을 적응증으로 최초 허가를 받았다. 이 백신 역시 수지상세포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최근 본격 론칭을 진행하면서 처방 시장 확대를 위한 마케팅 계획을 짜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