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조 교수는 암이 정상세포로 위장하는 데 PD1 단백질이 이용된다는 것을 발견, PD-1 작용을 차단해 면역세포를 활성화시키는 방법을 규명했다.
일본의 노벨상 수상자 총 23명. 혼조 교수를 포함해 물리학, 화학, 생리의학 등 기초과학 분야 수상자만 21명으로 늘었다.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저력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혼조 교수는 수상 후 인터뷰에서 기초 과학이 시간의 숙성이 필요하며 "(기초 연구없이) 모두 응용만 하며 산(과제)을 공격하는 것은 넌센스"라고 기초 과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PD1 단백질 발견과 관련해 "생명과학에는 시간이 걸린다"며 "1억엔 지원금으로 5년 후 5억엔, 10억엔이 되는 것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혼조 교수가 PD1 단백질을 발견한 때는 1992년. 면역항암제로 상용화되기까지는 20여년의 시간이 필요했다.
쉽게 말해 노벨상 수상은 연구자 개인의 호기심과 도전에 집중하고 연속할 수 있는 '자유로운 연구 문화'에서 기인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혼조 교수가 시대를 바꾸는 연구의 키워드로 제시한 '6개의 C'에서도 연속성을 잊지 않았다.
호기심(Curiosity)과 용기(Courage), 도전(Challenge), 확신(Confidence), 집중(Concentration), 연속(Continuation)이 그가 말한 6개의 C다.
기초 과학이 수반되지 않는 한 세계적인 블록버스터 신약 개발은 어렵다. 기초 과학 발전에는 지원금 규모보다 연구를 지속할 수 있는 연속적인 정책적 배려가 중요하다는 것이 학계는 물론 제약 산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지원금에 목마른 학계는 연구 과제를 따낸 후 지원 유지를 결정하는 재평가 기간까지 기초 과학의 연구 대신 가시적인 성과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 정부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이 여전히 '0명'에 머무른 이유기도 하다.
산업계 역시 마찬가지. 최근 정부가 혁신형제약기업 인증 기준을 개선했지만 여전히 평가 기준은 연구개발 투자실적, 연구인력 현황, 해외진출 성과, 의약품 특허 및 기술이전 성과 등 수치로 환원될 수 있는 지표들이 다수를 차지한다. 수치로 환원되는 지표에 미달할 경우 언제든 혁신형제약기업에서 탈락할 수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