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노조가 6년 연속 파업행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를 찾아가 대통령의 서울대병원 파업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선언, 노동시간 단축 선언 등 정부정책과 맞닿아 있는 문제의 해결을 위해 정부가 나서야한다는 것.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이하 의료연대)는 지난 13일 오후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전환과 추가인력채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서 본인을 간호부 수술장 소속이라고 밝힌 현장 발언자는 "간호사들이 인력난으로 인해 이전에 못 쉬어서 누적된 휴일이 22개나 쌓인 사람도 있다"며 "그럼에도 계속 휴일이 쌓이는 형국이고 간호사들이 건강을 깎아 먹으면서 아픈 환자를 케어하는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앞서 의료연대는 서울대병원이 간호사 2250명의 연장근로를 줄이겠다고 했지만 6명 충원에 그쳐 간호사의 초과 노동은 전혀 해소되지 않은 상태로 11월 기준 교대근무를 하는 간호사의 누적 오프(쉬지 못한 휴일과 주휴일)가 5475일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의료연대 김태엽 사무장은 "서울대병원 전체 인력을 생각했을 때 간호사 6명 충원으로 근로시간 단축을 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오죽 답답했으면 청와대 앞까지 와서 기자회견을 하겠나"라고 말했다.
특히, 서울대병원 노조가 6년 연속 파업 중 청와대에서 1인 시위를 실시한 적은 있지만 대규모로 방문한 것은 처음이라는 게 의료연대 측의 설명.
이날 의료연대는 기자회견 이후 대표자들이 청와대를 방문해 공식적인 입장이 담긴 편지를 전달하고 대통령의 책임있는 행동을 요구했다.
의료연대 관계자는 "6년 연속 파업을 하고 있는데 조합원들이 파업을 하게 되면 노사가 다 부담되는 상황"이라며 "올해만큼은 대화를 통한 해결을 위해 예년보다 많은 36차례 교섭을 했지만 접점을 찾을 수 없었고 결국 파업을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의료연대본부는 청와대 기자회견 외에 서울대병원과 보라매병원의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13일 오전 공동파업 출정식을 가지고, 세종시 교육부 앞에서 3차 공동파업 집중집회를 가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의료연대는 노사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한 더 강경한 투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의료연대관계자는 "병원이 대화의 문을 열고 나온다면 언제든지 대화할 의지가 있지만 현재로선 대화자리도 만들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 같은 상황에서는 보다 강경한태도로 나갈 수 밖에 없고 충분히 장기화 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대병원 측은 의료연대의 행보와 관련해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의 쟁점화는 적절치 않다고 언급했다.
서울대병원 한 관계자는 "교섭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지만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별도의 협의체를 통해 논의하고 있는 사안으로 이를 노사 교섭에 쟁점화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