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위원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최근 관련 기관이나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특별위원회 등에서 ‘스마트 임상시험’ 플랫폼을 구축해 임상시험 품질 향상과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대표적으로 차세대 임상시험 관리시스템을 개발해 기관마다 다른 시스템 호환성을 높이는 정부 사업은 임상기관이나 의뢰자 입장에서 상당한 편익을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하지만 국내 의료기기 임상시험에 대한 사회적 시선과 시민단체 등에서 제기하는 안전성 확보 목소리는 여전히 이해의 격차가 크고 이로 인한 여러 실행방안은 결국 임상비용을 상승시켜 이를 국민이 부담해야 하는 순환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많은 국가에서는 기존 직접임상을 대체할 수 있는 입증방법을 찾기 위한 과학적 평가도구 개발과 첨단기술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황 위원은 이러한 흐름을 반영한 글로벌 임상시험 동향을 설명하고 미래 변화에 대해서도 예측했다.
그는 “최근 미래 혁신기술 출현이 제품 연구개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영향평가 연구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신제품의 안전성·유효성을 입증하는 방법으로 인체나 동물시험 등 직접임상 비율이 7:3 정도로 높았지만 오는 2050년에는 30% 이하로 낮아질 것으로 예측됐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변화는 빅데이터·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기술 발전이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기반으로 RWD나 현실과 비슷한 가상모델을 만들고 결과를 예측하는 것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모델링 앤 시뮬레이션(Modeling & Simulation)과 같은 임상대체 수단이 발달해 직접임상에 따른 위험과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안전한 제품을 입증하는 근거로 인정받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FDA의 Medical Device Innovation Consortium(MDIC) 자료에 따르면, 의료기기 신제품 개발 시 안전성·유효성 근거가 직접임상이나 동물시험에서 미래에는 컴퓨터 분석을 이용한 자료로 변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더불어 임상근거에 있어서도 직접임상 비율은 줄어들고 Real World Evidence와 모델링 앤 시뮬레이션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맥락에서 미국은 FDA·의사·업계·보험·학계 등 의료기기 임상전문가로 구성된 NESTcc(Native Evaluation System for health Technology consortium center) 주도로 FDA 펀드를 통해 RWE를 RWD로 활용한 허가제품 적응증 확대·조건부 승인제품 사후관리 등 관련 파일럿을 진행하고 있다.
황선빈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법규위원회 자문위원은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의료기기 개발을 위해서는 이에 맞는 안전성·유효성 검증방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통계적 유의성 한계 등 기존 임상시험을 보완할 수 있는 다양한 제도적 방법을 검토해야 할 시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정부가 의료기기 규제혁신 일환으로 선시장진입·후평가나 네거티브 규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러한 선도적 정책이 선진적 의료기기산업 환경을 조성해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의료기기를 개발할 수 있는 토양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우수한 임상환경이 지속가능하려면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규제기관이 의료기기 임상시험을 보완·대체하는 대안 마련을 정책적 제도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