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 복귀를 위한 물밑 작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건정심 복귀에 대한 명분 찾기도 어려울 뿐더러 의료계 내부의 찬반 여론을 아우르는데 어려움이 예상된다.
7일 의료계에 따르면 오는 8일 의사협회는 오후 전국광역시도회장단 회의를 열고 건정심 복귀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다.
의협 관계자는 "건정심 탈퇴 이후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와 함께 건정심에 복귀한다면 어떤 소득을 기대할 수 있는지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단 제로 베이스에서 시도회장들의 의견을 듣겠다는 계획이지만 건정심 복귀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수순 밟기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의협이 건정심에 탈되한 것은 지난 5월 30일로 어느새 6개월이 훌쩍 지났다. 당시 의협은 수가협상에 강한 불만을 제기하며 건정심 탈퇴하는 초강수를 던졌다.
이후 정부는 건정심을 통해 한방 추나요법 급여화, 약국 가루약 조제료 가산 등을 통과시키면서 상당한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의료계는 먼산만 바라봐야 했다.
사실 의협의 건정심 탈퇴 카드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3년 노환규 전 의협회장 시절, 건정심 구조적 문제점을 지적하며 탈퇴한 바 있다.
이후 8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복지부가 '토요수가 가산제' 도입을 기점으로 건정심에 복귀했다.
당시에도 건정심 복귀를 두고 "건정심 복귀를 통해 실리를 챙기자"라는 의견과 "굴욕적이다"라는 의견이 갈리면서 진통을 겪었다.
최대집 집행부 역시 건정심 복귀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인다.
의료계 한 인사는 "뚜렷한 목표도 없이 즉흥적으로 탈퇴를 선언했다고 본다"며 "그러다보니 복귀에 대한 명분을 찾기도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시도의사회 한 임원은 "이제는 실리를 찾을 때가 됐다고 본다. 언제까지 변방에서 외칠 수는 없지 않겠느냐"고 했지만 또 다른 시도의사회 임원은 "명분도 없이 슬쩍 들어가는 것은 반대"라고 입장차를 보였다.
또 다른 시도의사회 한 관계자는 "건정심 탈퇴 당시 충분한 협의가 부족했다. 복귀는 시도의사회에 이어 상임이사회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쳐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으면 한다"면서 의협 집행부 일방적인 결정이 아닌 내부 협의를 통해 결정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