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계가 극소수 기관의 일탈행위로 인해 요양병원 전체가 '범죄집단'으로 매도되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회장 이필순)는 지난 20일 하반기 정기이사회를 하기 전 성명서를 발표하고, 정부의 요양병원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정부 반부패정책협의회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요양병원 비리'를 9대 생활적폐의 하나로 보고하고 대대적인 단속과 행정규제 강화를 예고한 바 있다.
이를 받아든 문재인 대통령 역시 "사무장과 병원장 등 연대책임을 물어 병원이 문을 닫더라도 반드시 환수해야 한다"고 강력한 대책마련을 지시했다.
요양병원협회는 이 같은 정부의 사무장병원 척결 의지를 지지하면서도, 극소수의 일탈행위로 인해 요양병원계 전체가 범죄집단으로 매도되고 있다며 억울한 심정을 드러냈다.
성명을 통해 이들은 "정부는 사무장병원이 요양병원뿐만 아니라 의원, 병원, 종합병원, 치과, 한의원, 약국 등 의약계 전반에 걸쳐 문제라는 사실을 충분히 인지면서도 ‘사무장 요양병원’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요양병원이 불법 의료기관이라는 인식을 심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요양병원 비리가 상상 그 이상인 것처럼, 걸어서 들어와 죽어서 나가는 곳인 것처럼, 환자수용소인 것처럼, 상상보다 더 충격적인 짙은 어둠의 세계인 것처럼 묘사해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요양병원협회는 사무장병원 퇴출보다 더 시급한 것이 정책적 지원과 배려라고 강조했다.
특히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화에 따른 예산지원과 병상간 이격거리 문제로 일선 요양병원들의 경영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것이 요양병원협회의 주장이다.
요양병원협회는 "정부는 본인부담금 할인 등의 방식으로 환자를 유인하는 병원을 강하게 단속해 의료질서 문란행위를 바로 잡아야 한다"며 "사무장병원에 대해서는 철저히 수사해야 하지만 합법적으로 허가받은 요양병원들이 피해를 보는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들은 "급성기병원보다 강화한 당직간호사 기준, 재활의료기관 시범사업 배제 등으로 노인의료체계가 위기를 맞고 있다"며 "정부는 100병상 당 수억원을 투입해야 하는 스프링클러 설치를 의무화하면서 한 푼의 예산도 지원하지 않았고, 의료기관들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10% 이상 최저임금을 인상해야 할 상황"이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