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파티마병원 마상혁 과장 "지역사회 감염·소아청소년 접근없는 무늬만 커뮤니티케어"
"2010년 독감 대유행 육박하는 확산 추세, 예방접종 효과 조사조차 한 적 없어"
손의식 기자
기사입력: 2018-12-26 12: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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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인플루엔자) 의심환자가 크게 증가하면서 전국적으로 감염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질병관리본부가 지난달 '2018-2019 절기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를 발령 후 11월 11일부터 17일(46주차)까지만 해도 독감 의심 외래환자 수는 1000명당 7.8명에 불과했으나 이달 9일부터 15일(50주차)에는 48.7명으로 무려 5배 가량 늘었다.
연령별로 중고등학생들인 13~18세 의심환자 수가 외래 환자 1000명당 137.0명으로 가장 많았고, 7~12세가 112.3명으로 뒤를 이었다.
독감 확산의 원인으로 전 예방접종심의위원회 위원인 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 마상혁 과장은 철저한 격리가 이뤄지지 않는 현실과 이를 방치하고 있는 보건당국의 무책임을 꼽았다.
"2010년 독감 대유행에 육박하는 확산 추세"
"독감으로 병원을 찾는 외래 환자가 어마어마합니다. 대부분 A형 독감 의심환자에요. 앞서 2010년도에 독감 유행으로 많은 환자들이 발생해서 치료받고 또 사망한 적이 있는데 당시 그 정도에 육박할 만큼 많은 독감 의심환자들이 병원을 찾고 있는 실정입니다."
마상혁 과장에 따르면 질병관리본부의 데이터가 전체 환자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지만 환자군이 중고생에 몰려있다.
병원에서도 자체적으로 분석해보면 독감 의심으로 외래를 찾는 중고생이 많으며 그 중 80%는 독감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는 것.
"중고생 독감 환자 격기 불가한 현실인데 방역 당국 손놓고 있어"
마상혁 과장은 독감 확산과 관련한 문제점으로 격리가 안 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마 과장은 "중고생들은 독감이 걸려도 합업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매일 학교와 학원으로 향한다"며 "이렇게 되면 지역사회 감염을 막을 수 없기 때문에 부모들의 협조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고생을 둔 부모 입장에서 합업을 포기시키고 격리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보건당국이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 차원에서 감염 관리가 필요하지만 문제는 방역당국이 손을 놓고 있다는 점이다"라며 "많은 비용을 들여 인플루엔자 심포지엄을 하고 있지만 해마다 독감으로 인해 엄청난 인명피해와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방역당국은 이런 문제에 대해 입을 닫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독감 환자가 넘칠 것이 예상 가능한데도 병원도 대책없이 무대포로 환자를 대하다보니 응급실도 엉망이 된다"며 "이런 상황에서 방역 당국은 아무 생각이 없어 보인다. 심지어 국가 차원에서 독감 예방백신 접종효과에 대해 조사한 적 없다. 한마디로 무주공산이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그는 국내 공공의료의 방향성이 노인과 만성질환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을 뿐 지역사회 감염이나 소아청소년에 대한 배려는 없다고 토로했다.
마상혁 과장은 "하다못해 독감 환자가 넘치면 주말이라도 보건소 문을 열어야 하지 않나.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이게 무슨 공공의료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보건당국이 방향을 잘 못 잡고 있다. 커뮤니티케어 역시 만성질환 고위험군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라며 "커뮤니티 케어를 들여다보면 지역사회 감염 문제나 소아청소년에 대한 접근은 없다. 모든 사람과 모든 질환을 커버해야 커뮤니티 케어다. 지금 정부의 커뮤니티케어는 무늬뿐이다"라고 질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