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자 찾은 수련병원 전무 "제도 왜 있는지 모를 정도" 답답함 호소
|분석| 전공의 인력난 해소 목적 고육지책 효과 전무
문성호 기자
기사입력: 2019-01-25 05:3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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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통의 문의전화조차 없었다."
수련병원들이 미달이나 중도하차 등으로 결원이 발생한 상급년차 레지던트 모집에 나섰지만 결국 빈손으로 마감해야만 했다. 특히 일부 수련병원은 지원자가 전무한 상황이 몇 년간 계속되자 제도 무용론까지 제기하고 있다.
메디칼타임즈는 지난 24일 '2019년도 전반기 상급년차 레지던트 모집'에 나선 주요 수련병원을 대상으로 지원 현황을 파악했다.
그 결과, 대부분의 수련병원들이 지원자를 찾지 못하고 빈손으로 모집 전형을 마쳐야 했다.
구체적으로 총정원제를 운영하는 탓에 53명으로 모집 정원이 가장 많았던 가톨릭중앙의료원의 경우 단 한명도 찾지 못했다.
이 같은 상황은 다른 빅5로 불리는 초대형병원들도 마찬가지.
서울아산병원은 외과 2년차와 3년차 1명씩 총 2명, 세브란스병원은 성형외과(2년차), 산부인과(2년차) 전공의를 모집했지만 확보에 실패했다.
분당서울대병원(내과 2년차 1명, 응급의학과 2년차 1명)의 경우도 지원자를 찾지 못했다.
또한 서울과 수도권 내에 위치한 고대의료원과 중앙대병원, 강북삼성병원, 한림대의료원, 가천의대 길병원 등도 마감시한인 24일까지 지원자를 찾지 못해 빈손으로 마감했으며, 부산대병원 등 지방 주요 수련병원도 상급년차 레지던트 모집에 실패했다.
여기에 아주대병원도 전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는 '이국종 교수'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외과를 포함한 단 1명의 상급년차 레지던트 지원자도 원서를 접수하지 않았다.
서울의 한 수련병원 관계자는 "상급년차 레지던트 모집의 특성 자체가 수련 중 사직하거나 전공과목 전환을 희망하는 일부 레지던트들을 대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지원자가 드물 수밖에 없다"며 "이제는 일상적인 일이 돼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10년 전에 상급년차 레지던트로 1명을 뽑은 기억이 전부"라며 "이 후로는 모집을 전혀 못하고 있다. 이 제도가 왜 있는지 모를 정도"라고 문제로 꼬집었다.
또 다른 수도권 수련병원 관계자는 "원래부터가 지원자가 워낙 없는 것도 있지만 올해는 그 상황이 심각한 것 같다"며 "문의하는 전화도 단 한 통이 없다. 일부 수련병원은 지원자가 있다는 소식에 모집 정원을 열었는데 빈손으로 마감한 곳도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상급년차 레지던트 지원자가 전무한 상황이 최근 몇 년 동안 이어지자 제도 무용론을 제기하고 있다.
수도권 수련병원 A교수는 "상급년차 레지던트 모집은 각 전문 과목 학회가 아닌 수련병원의 요구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며 "취지부터가 부족한 전공의 인력을 채우겠다는 고육지책으로 성공하기 어려웠다. 전공의를 값싼 인력으로 보는 시각에 따른 것으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