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당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업무 빈자리가 늘어나면서 대학병원들이 단기 아르바이트를 통해 이러한 구멍을 메우는 모습이다.
상시 근무가 필요하지 않은 사무 보조 업무를 비롯해 52시간 근무제로 비어버린 공간만 메우는 방법으로 자구책을 찾고 있는 셈이다.
A대학병원은 최근 연말 정산 준비를 위한 단기 아르바이트 인원을 대폭 충원했다. 1~2달 사이에 업무가 집중적으로 몰린다는 점에서 이를 분산하기 위한 방안이다.
과거에는 담당 부서에서 철야 근무 등을 통해 이 업무를 수행했지만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되면서 사실상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A대병원 관계자는 "1년 단위 업무가 아닌 업무는 계약직 직원을 선발하는 것도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단순 사무 보조 업무는 인력 파견이나 아르바이트 모집을 통해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비단 A대병원만의 문제는 아니다. 정규직들의 업무 시간을 철저히 계산해야 하는 만큼 상당수 대학병원들도 단기 업무는 외주화하거나 아르바이트를 선발해 처리하고 있다.
B대학병원도 최근 신축 건물에 대한 공사후 작업을 진행하면서 주말 근무를 위한 별도 외주 계약을 체결했다.
52시간 근무제에 맞추려면 주말 근무가 불가능하지만 최대한 빠르게 오픈을 진행해야 하는 만큼 주말에만 일을 할 수 있는 인력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 병원은 주말 근무 업체를 별도 계약하고 쓰레기 운반 등 단순 업무는 단기 아르바이트를 채용해 진행하며 3가지의 트랙으로 개원 준비를 마쳤다.
이러한 경향은 단순 사무보조나 단기 프로젝트에만 진행되는 것이 아니다. 일부에서는 아예 의료직들도 단기 아르바이트를 채용하는 사례가 생겨나고 있다.
52시간 근무제에 맞춰 인력 집약적 산업인 의료기관 운영을 위해서는 인건비 절약 외에는 해법이 없는 이유다.
실제로 C대학병원은 최근 채혈실 간호사와 임상병리사를 모두 파트타임 아르바이트 형태로 전환했다.
다양한 수요가 있는 병동 등에는 정규직을 배치하고 단순한 업무는 파트타임에게 맡기는 식으로 새롭게 인력 배치를 진행한 것.
정규직을 더 선발하는 것에 대한 인건비 부담을 줄이고 52시간 근무제에 맞춰 근무시간을 조정하기 위한 궁여지책이다.
C대병원 관계자는 "채혈 업무는 사실 병원 시스템에 대한 이해나 경력이 없어도 충분히 수행이 가능한 업무"라며 "별다른 교육 등이 없이도 채용 즉시 곧바로 현장에 투입이 가능하고 시간별로 업무 교대 등도 수월하다는 점에서 파트타임으로 운영이 가능하다는 결론이 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