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수 대학병원 의료진 권유로 서울아산병원을 선택한 미국인이 성공적인 생체 간이식 수술로 건강을 회복해 화제이다.
서울아산병원은 25일 "미국 스탠포드 대학병원 의료진이 서울아산병원 생체간이식 믿음을 갖고 부탁한 간경화 환자인 찰스 칼슨(47, 남)씨의 생체간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고 밝혔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검색엔진 엔지니어인 칼슨 씨는 2011년 간경화와 골수 이행성 증후군을 진단받아 스탠포드 대학병원에서 항암치료를 10회 이상 진행했지만 간 기능이 나빠져 미국 장기이식 네트워크(UNOS) 뇌사자 간이식 대기자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22일 병상에서 생일을 맞은 칼슨 씨를 위해 마련한 의료진의 서프라잊 파티.미국 역시 긴 대기 시간이 문제였다.
대기하던 칼슨 씨의 상태는 갈수록 악화되면서 생체간이식 외에 달리 방법이 없었다.
미국 병원 측은 생체간이식 경험이 적은데다 동반된 골수 질환으로 수술 후 회복을 장담할 수 없어 칼슨 씨의 수술을 꺼렸다.
스탠포드 대학병원 재미교포인 한 교수는 칼슨 씨에게 서울아산병원을 추천했으며, 칼슨 씨는 5천 여건의 세계 최다 생체간이식 기록 뿐 아니라 간이식 1년 생존율이 97%로 미국(89%)보다 우수한 서울아산병원 실적을 확인한 후 한국행을 결심했다.
서울아산병원 국제진료센터는 지난해 11월 홈페이지에 접수된 칼슨 씨의 지뇰기록과 검사영상을 검토하며 수술을 확정했다.
간이식팀은 혈액내과와 협의를 통해 고위험 수술과 수술 후 회복과정, 검사결과 등을 반복해 검토하면서 치밀한 수술 및 수술 후 치료계획을 수립했다.
간 기증자는 부인인 헤이디 칼슨(47)으로 최소 절개기법을 이용해 간 62%를 성공적으로 절제했으며, 통상적인 10시간 수술을 훌쩍 뛰어넘는 18시간 수술 동안 혈소판 16팩, 혈액 20팩을 사용했다.
칼슨 씨는 수술 후 위험한 순간이 찾아와 오랜 시간 중환자실에 머물렀다.
두 달 가량의 치료 이후 고비를 넘겨 2월 중순부터 일반병실로 옮겨져 빠르게 회복됐다.
칼슨 씨는 "두 달 넘는 입원 기간 동안 한국 의료진 모두가 나의 건강을 위해 많은 신경을 써준 덕분에 회복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미국으로 돌아가 아이들과 함께 게임을 하고 여행을 다니는 일상을 즐기고 싶다"면서 "나와 가족들이 행복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에게 감사드린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수술을 집도한 간이식 간담도외과 송기원 교수는 "환자를 의뢰받았을 때 쇠약해진 상태여서 결과를 장담할 수 없었지만 환자와 가족들 모두 질환에 대한 이해가 깊고 치료의지가 강했다. 환자 상태가 악화됐을 때도 의사와 중환자 간호팀을 믿고 치료과정을 잘 따라준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간이식 대가인 이승규 석좌교수는 "뇌사자 간이식은 장기기증이 활발한 미국이 발전했지만, 생체간이식은 우리나라 치료 실적이 월등해 해외 의학자들도 의술을 배우러 오고 있다. 미국 내 손꼽히는 스탠포드 대학병원이 우리나라의 의료수준을 인정해 주고, 환자를 믿고 맡겼다는 사실이 상당히 고무적이다"라고 평가했다.
찰스 칼슨 씨는 25일 미국으로 돌아가 미국 스탠포드 대학병원에서 경과 관찰과 항암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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