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의사 열린 토크 - 하| 내과‧외과 수련 단축 긍정적 변화 공감 이후 개선은 물음표
황병우 기자
기사입력: 2019-02-28 05:3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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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법 시행 외에도 내과‧외과 수련기간 축소, 여의사 증가 등 젊은의사가 직면하고 있는 의료계의 변화는 다양하다.
그들은 급변하는 의료환경 속 불안정한 미래를 두고 진로도 깊어지고 있다. 이전엔 의대 졸업 후 바로 수련을 받지 않으면 낙오되는 것 같은 분위기가 있었지만 개인의 판단에 따라 수련을 뒤로 미루거나 아예 받지 않는 길을 택하는 경우도 있다.
메디칼타임즈는 본사 스튜디오에 젊은의사를 대표하는 대한전공의협의회 이승우 회장,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조중현 회장,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전시형 회장 등을 초청해 '젊은의사 열린 대담'을 진행했다.
특히, 각 회장은 의료계 내에 여의사 비중이 점차 늘어나고 있지만 의료계 제도나 문화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는 모습을 두고 강하게 비판했다.
내과 ‧ 외과 3년제 도입 수련선택 변화는
조중현 회장: 주변을 보더라도 외과 선택이 많이 늘어나는 등 3년제 도입이 진로 선택에 영향을 준 것 같다. 한편 씁쓸한 이야기지만 내과가 3년제 도입되고 가정의학과의 선택 숫자는 반대로 줄어드는 모습이다.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주고 있는 것 같다.
이승우 회장: 대전협의 회장으로서 똑같이 체감하고 있다. 4년이 3년으로 줄어들게 되면 3년을 외면하기는 어렵다. 기존에 가정의학과를 선택한 요인이 내과를 수련을 원하지만 중환자 생명을 보는 것 등 수련과정이 부담스러워 가정의학과를 선택하지만 내과가 3년제가 되면 절대적인 시간이 줄어드니 내과 수련을 선택해볼까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외과 또한 서전과에 대한 로망이 있었지만 선뜻 선택을 못했던 상황에서 외과가 3년제가 되니 많이 지원이 늘어나는 변화가 있다.
전시형 회장: 의대생으로서는 3년으로 수련 기간이 줄어든 게 오히려 더 길어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외과의 경우 수련환경이 혹독하다. 제대로 된 수련을 받을 수 있는 곳도 적은데 외과 3년이 됐다고 하지만 그 그간이 외과전문의로서 독립적인 기능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인지 불분명하고 추후에 더 수련을 밟아야 하는 것은 아닌지 두려운 부분은 있다.
이승우 회장: 물론 내과와 외과가 3년제 수련을 도입하는 것은 단순히 지원율이 떨어져서 전공의를 데려오기 위해 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다만, 그냥 3년을 줄여버리고 다 배워야 할 것을 그대로 하면 전문의를 취득해도 2~3년 추가 수련이 불가피해 보인다. 3년제 도입이 결국 3+1이라는 오해를 받고 싶지 않다면 학회가 수련과정을 좀 더 정량화 하고 무조건 굴리는 식이 아니라 바뀌어야 할 것 같다.
지난번에 이야기한 입원전담전문의와 연결되는 것이고, 다음 노력은 3년 전환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수련과정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
다양한 수련 선택지속 회장들이 느끼는 우선순위는
조중현 회장: 당연히 사람마다 다를 것 저는 직업의 선택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3가지 즉 아이덴티티, 셀러리, 세이프티일 것 같다. 아무래도 연봉이 영향을 많이 끼치는데 이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볼 필요도 없다고 본다. 개인적으로 어떤 과가 성향에 맞는지를 폭넓게 고민하고 있는 중이다.
전시형 회장: 학생으로서는 가장 많이 마주치는 수련환경이 전공선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볼 수 있는 것이 그것밖에 없기 때문이다. 조 회장이 이야기한 3가지 기본 요소 외에 대학병원에서 실습을 하며 느끼는 특정과의 문화나 수련환경을 보면서 과가 자신과 잘 맞는지 안 맞는지 판단을 하는 것이다.
이승우 회장: 이미 수련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돌이켜 보면 비슷한 고민을 했던 것 같다. 전 회장이 이야기 한 부분은 의국문화를 말하는 것일 텐데 우리나라 수련의 가장 큰 문제가 병원마다 의국마다 분위기가 다 다르다는 것이다. 결국 같은과라도 병원마다 환경이 다르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개인적으로는 아이덴티티가 중요한데 조금 힘들어도 불안해도 재밌게 수련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수련환경 또한 병원별로 차이가 나는 것을 좁혀나가야 한다.
Q. 메디칼타임즈: 그렇다면 현재 전공의 법 실행이후 과도기에 있다고도 볼 수 있는데 지금 힘들게 고생하는 것보다 1년이나 2년 후의 수련을 기약하며 쉬는 게 좋다는 의견도 있는 것인가?
이승우 회장: 과도기에 있는 입장으로 당연히 현장의 전공의들은 우리를 위한 법이 아니라 결국 후배를 위한 법이라며 불만도 많다. 수련환경이 바뀌기 위해서는 당연한 것은 아니지만 누군가의 희생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과도기라는 이유로 현재 수련을 피하는 경우는 아직 보지 못했던 것 같다.
조중현 회장: 최근에 공보의를 의대 졸업 후 바로 들어온 분들이 있었는데 그런 요인이 작용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부 그렇게 느껴지기도 한다. 오히려 이런 것이 고무적인 일이라고 본다. 의료계에서 오늘보다 내일을 기대할 수 있는 공간이 거의 없다. 계속해서 이런 분위기가 이어져 수련환경이 개선 될 것이라는 희망이 많아지면 좋겠다.
전시형 회장: 전공의법 사실 크게 체감이 있지 않다. 의대생의 실습과정에서 교육을 담당하는 분들이 전공의이다. 전공의 법으로 수련환경이 개선된다면 교육현장의 전공의의 삶의 질이 더 좋아지고 교육현장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질 않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이승우 회장: 전공의법 시행 이전엔 어떻게든 빨리 전문의 취득하기 위해서 수련에 들어가지 않으면 낙오자고 실패자인 것 같은 분위기가 있었다. 그래도 지금은 전문의를 바로 따야하는지에 대한 의문과 함께 봉직의, 피부·미용 등 다양한 경험 후 수련하는 경우가 있는데 전공의 법이 그런 선택을 하게 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 같기도 하다.
의료계 큰 변화 중 하나 '여의사증가' 어떻게 체감하나?
전시형 회장: 의과대학에 여대생을 많아지는 것을 체감하고 있지만 숫자가 늘어난 것 빼고 크게 달라진 게 없는 상황이다. 특정과에서 여성을 배제하거나 하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더 느끼고 있다. 여성이 늘어나면서 의대 문화형성에서 고무적이면서도 의료현장 전반이 따라가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이다.
조중현 회장: 공보의다 보니 직접적인 피부로 느끼기는 힘들다. 다만 여의대생 증가로 공보의 회원의 숫자가 줄어들기 때문에 의료취약지의 지역사회의료 제공 측면에서 걱정이 되는 부분이 있다. 5~6년 사이에 천여명이 줄었으니 명백히 공보의 숫자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민간에서도 의료취약제를 담당하는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승우 회장: 의대생 졸업성비를 보면 비중이 많이 늘어난 게 사실이고 현재 임신여성 전공의 등 여의사 관련 문제 고민은 많이 하고 있다. 그렇지만 의국마다 여자비율이 높은과와 낮은과가 있다. 결국 선발하는 과정에 형성된 문화가 견고하고 여의사가 배제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특히, '임신할거냐','결혼할거냐' 등의 질문과 서약서를 요구하는 등 남자 중심에서 살아남기 위해 부당함을 견뎌야 되는 상황이다. 성평등 분위기가 사회전반에 퍼지다보니 실습과정의 교수님들이 여의사 전공의도 뽑는다고 말은 하지만 정작 여자 당직실도 없는 경우가 태반이다.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서 환경을 만들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고 정부차원 병원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
Q. 메디칼타임즈: 일각에선 여의사 비중이 높은 산부인과, 소청과는 임신, 출산, 육아 등 다양한 이유로 여의사의 중도 이탈 비중이 커지면 해당 과의 미래를 우려하는 의견도 있다.
전시형 회장: 학생입장에서 교수님들이 그런 우려를 먼저 하는 게 오히려 실망스럽다. 당연히 선택할 여지가 있어야한다고 본다. 프로페셔널의 진로뿐만 아니라 정의 일원으로서 여자로서 산다는 건 잘 모르겠지만 그런 선택이 자유롭도록 사회제도다 의료계 문화가 뒷받침 돼야하는데 특정과의 향후 앞날을 걱정해 여의사들이 자기 안위만 생각하는 사람으로 몰아가는 것은 솔직히 어이가 없다.
이승우 회장: 아이러니한 것은 저출산 시대에 산부인과나 소청과가 여의사의 환경을 더 신경써야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여의대생이 공부도 잘하고 프로페셔널한 소명가도 있지만 단순히 결혼이나 육아의 문제로 배제된다면 오히려 우리나라 학과의 위상을 더 높일 수 있는 기회를 배제 하는 것이라고 본다. 수련과 모성보호 중 가치를 따질 수 없다고 생각한다. 수련환경에서 이런 부분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