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9년 개교 후 70년만에 사상 처음으로 경희대학교 총장 선거가 치러지면서 의대 출신 총장이 나올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상 첫 선출 총장에 의대 출신이 올라간다는 영예 외에도 경희의료원에 대한 지원 기대감이 맞물리며 하마평이 무성하게 나오고 있는 것.
20일 경희대 이사회 등에 따르면 최근 학교법인 경희학원은 총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총장 선출 절차에 돌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총장후보추천위원회는 이사회 추천을 받은 이사 5명과 교수의회가 추천한 교수 15명, 직원 5명 학생 5명, 동문 5명 등 총 35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총장 후보자에 대한 추천과 공모를 정리하는 역할을 맡게 되며 해당 후보가 총장으로서 적합한지에 대한 1차적인 검증을 거치게 된다.
이후에는 경희대학교 구성원들에 의한 직접 투표가 이뤄진다. 검증을 마친 후보 전원이 대상이 되며 투표는 3인을 연기명 방식으로 적어내 무순위로 3배수 후보자를 선정하게 된다.
다만 투표의 효율성을 위해 교수와 직원들은 모두 직접 투표를 진행하되 직접 투표가 현실적으로 힘든 학생과 동문들은 투표인단을 구성해 간접 투표 형식으로 의견을 내게 된다.
이렇게 3명의 후보가 추려지면 위원회는 이사회에 이를 보고하게 되며 이사회에서 심의를 거쳐 최종적인 총장을 선출하게 된다.
개교 이래 최초로 구성원 직접 투표 방식의 총장 선출이 시도되는 셈이다.
지금까지 경희대는 설립자인 조영식 박사와 그 자제인 조정원, 조인원 등 두 아들이 이사회의 전폭적 지지속에서 지속해서 연임하며 대학을 이끌어왔다.
하지만 경희대의 경쟁력 제고와 미래 동력 마련을 위해서는 권한과 책임, 비전을 지닌 선출 총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됐고 이에 따라 조인원 총장이 연임을 포기하며 사상 첫 총장 선출 절차가 진행되게 됐다.
이처럼 총장 선출이 가시화되면서 과연 사상 첫 의대 출신 총장이 나올 수 있을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경희대에서 의대, 한의대, 치대, 간호대, 약대 등 보건의료계열의 위상과 구성원들의 수를 생각할때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에서다.
경희의료원 관계자는 "경희대는 다른 대학에 비해 5개 보건의료계열이 모두 있는데다 그 위상도 만만치 않다"며 "의대 출신 총장에 대한 가능성을 재는 것도 이러한 이유"라고 귀띔했다.
그는 이어 "특히 같은 이유로 다른 대학에 비해 그 구성원의 수가 많다는 것도 장점이라면 장점"이라며 "구성원 투표가 진행된다면 좀 더 유리한 고지에 서지 않겠냐"고 내다봤다.
이로 인해 현재 경희대 안에서는 자천, 타천으로 유력 인사들의 이름을 오르내리며 하마평이 무성한 상황이다.
경희의료원 보직자를 지낸 인사들을 중심으로 현재 대내외적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인사 3명 정도가 구체적으로 이름이 거론되며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들은 자신들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에 부담감과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는 상태다.
만약 이들이 총장 선거에 나서게 된다면 이들이 현재 맡고 있는 보건의료, 의학 단체들에 대한 거취도 관심사 중 하나다.
대학 총장으로 활동하면서 이러한 직위를 그대로 유지하며 활동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이유다.
경희의료원 관계자는 "다들 쟁쟁한 인사들인데다 대외적으로도 주요 단체들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어쩔 수 없이 이름이 오르내릴 수 밖에 없지 않겠냐"며 "사상 첫 구성원 총장인 만큼 욕심도 있겠지만 그만큼 잡음도 많다는 점에서 여러가지 생각들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