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디보-여보이' 신경내분비종양 '티쎈트릭-이파타설팁' 삼중음성유방암
대장암 발병 높은 린치증후군에서는 암예방백신 첫 검증
원종혁 기자
기사입력: 2019-04-03 06: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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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 난치성 암종에서 면역항암제와 면역 항암백신의 활용도가 주목된다.
PD-1 및 PD-L1 계열 면역항암제들이 신경내분비암종 및 전이성 삼중음성 유방암에서 생존혜택을 끌어올린 1차약 병용 임상 결과지를 차례로 선보인 것.
더불어 면역치료 방식을 십분 활용한 대장암 예방백신의 등장 또한 비임상 결과에서 생존기간을 뚜렷하게 늘리며 가능성을 검증받았다.
올해 미국암연구학회(AACR) 연례학술대회에서는 면역항암제와 면역 항암백신의 최신 임상자료들이 대거 공개됐다.
먼저 PD-1 계열 면역항암제 '옵디보(니볼루맙)'와 CTLA-4 계열 면역항암제 '여보이(이필리무맙)' 병용요법은 난치성 암종인 신경내분비암종에서도 치료적 혜택을 확보했다.
이에 따르면, 해당 병용요법의 객관적치료반응률(ORR)은 24%로 7명의 환자에 부분반응(PR)을, 1명의 환자에서 완전반응(CR)을 나타냈다.
캘리포니아샌디애고의대 산딥 파텔(Sandip Patel) 교수는 언론 브리핑을 통해 "신경내분비암종은 공격적인 진행양상을 보이는 희귀 난치성 영역"이라며 "해당 환자군에선 기존 항암화학요법 이외 치료적 옵션이 제한됐던 가운데 두 가지 면역관문억제제를 사용해 임상적 혜택을 검증한 첫 결과물"로 평가했다.
2상임상인 DART 연구는, 33명의 신경내분비암종에서 일차 평가변수로 ORR을 잡고 이차 평가변수로 무진행생존율(PFS)및 전체 생존기간(OS)을 따져봤다.
환자들의 종양 발생부위는 위장관계 15명, 폐 6명 등이었으며 절반 이상인 19명의 환자가 암이 많이 진행된 고등급 암종이었다. 이들은 평균적으로 2개의 항암화학요법을 시행받은 경험이 있었다.
이외 주요 결과를 살펴보면 6개월 PFS는 30%, OS 중간값은 11개월로 나왔다. 연구기간 가장 흔하게 보고된 독성반응은 피로, 구토 등이었으며 면역치료 관련 이상반응은 3~4등급의 간기능 이상이 보고됐다.
파텔 교수는 "고등급의 신경내분비암종의 경우 종양변이 부담이 높은 상황에서 면역치료에 더 나은 결과를 확보했다"며 "올연말까지 이번 DART 임상에서 고위험군만을 따로 뽑아 추가 유효성 분석에 들어갈 예정"으로 전했다.
삼중음성 유방암 치료반응 73% "이파타설팁 병용"
PD-L1 계열 면역항암제 '티쎈트릭(아테졸리주맙)'도 난치성 유방암에 1차약 임상 결과지로 주목을 받았다.
티쎈트릭은 학회기간 전이성 삼중음성 유방암(TNBC)에 1차약 병용 임상 결과지를 공개했다. 해당 Ib상 임상에서 주목할 점은, 티쎈트릭의 병용 선택지로 신규 후보물질인 '이파타설팁(ipatasertib)'을 선택해 첫 실효성을 평가했다는 대목이다.
이에 따르면, 현행 처방 바이오마커인 'PD-L1 발현율'에 관계없이 객관적 치료반응률(ORR)이 73%로 높게 보고됐다.
회사측은 언론 브리핑을 통해 "초기 임상은 진행 중으로 추후 해당 환자군에서 티쎈트릭에 이파타설팁과 파클리탁셀을 병용하는 3상임상을 올해 시작할 예정"으로 밝혔다.
신약 후보물질로 자료를 업데이트한 이파타설팁의 경우 PI3K/AKT 경로를 차단하는 작용을 하며, T세포가 관여하는 면역 내성을 해결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암예방 백신 예고 "대장암 직결 린치증후군 첫 혜택"
한편 대장암 발병에 높은 연관성을 보이는 린치증후군(Lynch syndrome)에서는 생존율을 개선한 암예방 백신의 최신 임상자료도 업데이트됐다.
미국암연구소(NCI)의 후원을 받은 이번 연구결과, 마이스 모델에서 백신 접종군의 생존기간은 기존보다 약 140일 정도를 더 살았다.
더욱이 비스테로이드성항염제인 '나프록센'을 함께 투여한 경우 백신만 접종한 것보다 전체 생존기간이 541일로 더 크게 늘었다.
웨일코넬의과대학 소화기내과 스티븐 립킨(Steven M. Lipkin) 교수는 학회 보도자료를 통해 "상염색체 우성 유전질환인 린치증후군을 앓고 있는 환자의 70~80%는 대장암 발생 위험이 급격히 증가한다"며 "이외 소장을 비롯한 위암, 자궁내막암, 간담도암, 방광암, 난소암 등 다양한 암 발생에도 연관성을 보여 문제"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현재 린치 증후군을 진단받은 환자에서는 무엇보다 암 예방을 위해 조기진단과 전암병변을 찾는데 집중하는 상황으로 전했다.
립킨 교수는 "일부 임상에서 외과적 수술 치료나 아스피린 사용이 대장암 예방에 효과가 있을 것이란 결과들이 있지만 근거는 제한적"이라며 "이번 암예방 백신은 린치증후군과 관련한 일부 암종 예방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를 보면, 린치증후군과 관련있는 신항원(neoantigens)을 활용해 백신을 접종하면 해당 환자의 면역반응이 촉발되면서 항종양효과가 극대화된다는 결론이다.
그는 "장관에 발생하는 암종의 유전자 변이와 관련 가장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10개의 신항원을 추려내 마이스 모델에서 면역반응을 유도하는지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그 결과 4개의 신항원이 특정면역반응을 유도하면서 종양 변이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4개의 신항원을 접목한 백신 접종을 받은 마이스 모델에서는 비접종군 대비 장관계 암 발생 부담을 줄이고 생존율을 개선시킨 것이다.
특히 생존기간과 관련해 백신 접종군과 비접종군에서는 각각 380일과 241일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립킨 교수는 "아직 전임상 데이터 수준이기는 하지만 린치증후군에서 면역예방전략의 일환으로 신항원을 이용한 백신접종은 생존 혜택이 처음으로 확인됐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