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택 원장 사과문 발표 이후 뒷수습 방안으로 제시
내부직원들 "공공기관 신뢰성 추락에 안타깝다"
문성호 기자
기사입력: 2019-04-23 19:5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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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역업체의 실수로 인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신규직원 채용을 위한 필기시험을 다시 보는 사태가 결국 벌어졌다.
심평원은 23일 입장문을 통해 "지난 4월 20일 채용대행업체에 위탁해 치러진 2019년 상반기 신규직원 채용 필기시험 진행과정에서 일부 문제가 발생함에 따라 5월 25일 재시험을 실시키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심평원은 지난해 기획재정부로부터 승인받은 정원 증원에 힘입어 상반기 294명에 달하는 신규인력 채용을 진행한 바 있다. 하지만 심평원은 심사직과 행정직 채용을 위한 필기시험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
우선 경력 간호사 대상 심사직 필기시험에서는 총 문제수가 80문항이었지만, 50문항이 최대인 답안지가 배포되면서 응시자들이 혼란을 겪은 것으로 취재결과 드러났다. 결국 응시자들은 가답안 작성 후 올바른 답안지가 도착해서야 답안을 제대로 옮겨 적어야 했다.
또한 동시에 치러진 행정직 필기시험에서는 객관식 문항에 보기가 없이 문제가 출제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따라 해당 문항은 무효처리 하는 됐지만, 일부에서는 시중에 출판되는 NCS 기출문제와 같은 문제도 실제 시험에 그대로 출제됐다는 의견까지 제기되고 있다.
문제가 불거지자 김승택 심평원장(사진)이 전면에 나서 사과문을 발표,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사태를 수습했던 상황.
김승택 심평원장은 사과문을 통해 "일부 고사장에서 답안지 배포 및 교체과정에서 혼란으로 응시생 여러분께 심려를 끼쳤다"며 "진심으로 사과 하며, 빠른 시일 내에 최선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결국 심평원은 내부 논의 끝에 필기시험을 오는 5월 25일 다시 치르기로 최종 결정했다. 이는 기관 설립에 있어 초유의 사태다.
심평원 측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재시험은 '심사직 5급 일반' 응시자 1135명을 대상으로 실시되며 구체적인 시간과 장소 등 세부사항은 추후 공지할 방침"이라며 "두 번 시험을 보는 응시생들의 불편함도 고려했으나, 공정성에 대한 의문을 없애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되어 재시험을 실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심평원 내부에서는 국가 공공기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태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향후 문제 해결과 사태 책임 여부를 놓고 주시하고 있는 모습이다.
심평원의 한 직원은 "공공기관의 신규채용 과정에서 시험을 다시 치르는 일은 초유의 사태라고 볼 수 있다. 다시는 이 같은 일이 재발해서는 안 된다"며 "공공기관 설립 이래 초유의 사태인 만큼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하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