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감사단 1년 회무 진단해보니 사실상 낙제점
"투쟁 열정은 가득했지만 문케어 저지는 실패했다"
박양명 기자
기사입력: 2019-04-26 06: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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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 열정은 가득했지만 문재인 케어 저지를 위한 일련의 활동은 부족했다."
대한의사협회의 지난 1년간 회무를 감독한 감사단이 내린 결론이다.
최대집 회장은 투쟁을 앞세워 "문재인 케어를 반드시 저지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회장에 당선됐다. 의협 대의원회는 집행부의 투쟁 의지에 힘을 실어주며 '문재인 케어 저지'를 수임사항으로 주문했다.
25일 메디칼타임즈가 확인한 대한의사협회 제71기 정기대의원총회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의협 감사단은 일단 최대집 집행부의 지난 1년간 회무에는 낙제점을 줬다.
그러면서도 적절한 대안을 제시하며 희망을 심어줬다. 감사단은 오는 28일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열리는 제71기 정기대의원총회에서 구체적인 감사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2018 회계연도 하반기 정기감사를 실시한 후 감사단은 "여러 어려움 속에서 현 집행부의 열정적인 수고는 높게 평가한다"면서도 "집행부 초창기의 미숙함, 일관되지 못한 방향성, 부족한 결과에 대한 문제 제기는 슬기롭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의협은 지난 1년 동안 전국의사총궐기대회, 전국대표자대회 등 투쟁을 위한 각종 행사를 수차례 진행하는가 하면 대정부 협상 채널을 모두 차단하며 투쟁 수위를 높여왔다. 이달에는 투쟁 전담 조직인 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도 구성했다.
하지만 감사단은 "투쟁의 필요성과 당위성에는 공감하지만 빈번한 행사 개최는 회원들 피로감과 재정지출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저지는 대의원회 수임 사항임에도 MRI, 초음파 등 많은 비급여가 급여화됐다"라며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면 그 필요성에 대해 회원을 상대로 설명과 설득의 과정을 거쳤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지난 1년간 이뤄졌던 일련의 활동들에 아쉬움이 남는다는 것이다.
A감사는 "투쟁을 하면서 재정을 많이 쓴 것은 사실이지만 세부 내용을 보면 허투루 쓴 곳은 없었다"며 "투쟁에 나름의 열정은 가득했지만 대의원회 수임사항을 제대로 실행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재야에 있을 때는 투쟁이 쉽게 이뤄질 수 있을 것만 같지만 실제로 회무를 해보면 마음대로 되지 않는 현실이라는 것을 의협 집행부는 절감했을 것"이라며 집행부에 힘을 실어줬다.
B감사 역시 "의쟁투 기금을 사용해 여러 번의 행사를 진행해 왔지만 효율성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다. 집행부는 회원 요구에 맞지 않는 회무를 지난 1년 동안 해왔다"라며 "아직 회무 1년차인데다 경험 면에서 미숙하기 때문에 감사단 차원에서 질책보다는 대안을 많이 제시했다"고 밝혔다.
실제 감사단은 "투쟁력을 높이기 위해 전 의료계를 아우르는 위원회 구성이 필요하며 회원 간 소통과 화합을 통해 하나의 통일된 조직화가 필요하다"고 공감하며 "의쟁투 존재에 대해 대의원회 인준을 받아야 한다"고 권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