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성공적 제도 정착 토론회서 단독법부터 처방권 확대까지 주장
복지부 "의료단체, 중앙회 의지는 충만…지역의사회 참여가 중요"
박양명 기자
기사입력: 2019-04-30 06: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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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케어에 다양한 공급자 직역이 참여해야 한다는 모델을 제시하며 한의사, 치과의사, 간호사가 컨소시움까지 꾸리고 한 발 앞서 나갔다.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간호협회는 29일 서울 국회도서관에서 '커뮤니티케어의 성공적 안착을 위한 보건의료 컨소시움'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들 세 단체는 지난 2월 커뮤니티케어의 성공적 정착을 위한 컨소시움을 꾸린 상황. 보건의료 단체의 한 축인 대한의사협회는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현재 의협은 자체적으로 커뮤니티케어 대응을 위한 TF를 꾸리고 지역의사회 중심의 커뮤니티케어가 필요하다는 제안서를 만든 상황이다.
커뮤니티케어에 다직종 참여를 주장하고 있는 인하대 의학전문대학원 임종한 교수는 "다직종 연계가 무엇보다 중요한 사업인데 의협이 토론회에라도 참여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라며 아쉬움을 지적했다.
부천시보건소 정해분 소장 역시 의협 불참이 아쉽다고 했다. 부천시는 수도권에서 유일하게 커뮤니티케어 선도사업 지자체로 선정됐다.
정 소장은 "보건의료 영역에서 의사가 없이 커뮤니티케어를 추진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부분"이라며 "치과의사, 한의사, 간호사가 많은 의견을 줬지만 구슬이 아무리 많으면 뭐하나. 꿰매서 어떤 작품을 만드는지가 중요하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부천시도 민간 협의체를 구성해 민간 자원을 활용한다"라며 "5개 의약단체에 협조를 구하고 적극 나서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의협, 컨소시움 참여 공문에 답조차 없었다"
컨소시움에 참여하고 있는 한의협 이은경 부회장은 의협에 참여를 요청했지만 답이 없었다고 답했다.
한의협 이은경 부회장은 "다학제간 연계를 통한 커뮤니티케어의 성공 모델을 만들어 보자는 의도로 컨소시움을 구성했다"라며 "대한의사협회에도 공문을 보냈는데 답장조차 안 왔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약사회도 컨소시움의 취지에 동의는 하지만 의협이 참가하지 않는 조건에서 참여하겠다고 응답했다"며 "방문 약료 이런 부분이 있기 때문에 협력은 앞으로도 계속 해나가겠다고 의견을 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컨소시움은) 세 개 단체가 주도하는 게 아니고 의사와 약사는 물론 물리치료, 작업치료 등 더 많은 공급자가 하나의 목적을 갖고 모였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은 커뮤니티케어가 필요한 부분은 근력 쇠약 환자, 수술(퇴원) 후 관리, 중증 장애인 건강관리, 치매 등 인지장애 관리, 75세 이상 노인 건강관리 등으로 압축했다.
이들을 성공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직역마다 '단독법'이 필요하고 혈액검사 같은 현대 의료기기 사용 주장도 추가했다.
이 부회장은 "다양한 학제와 직군이 제도 및 정책에 참여해야 하는데 모두 얽혀 있어서 독립적으로 뭘 할 수가 없다"라며 "제도 및 정책에 독자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단독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혈액검사 같은 처방권을 확대해야 하고 수가 항목 신설 및 수가 수준 개편도 필요하다"며 "커뮤니티케어 성공모델을 만들기 위해서 한두 곳의 지자체에서 실제 적용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더불어 한의사가 커뮤니티케어에 참여해야 하는 이유로 "한의사는 1인 종합병원이라고 불릴 정도로 진료과목 제한이 없는 포괄적 케어가 가능하다"라며 "7, 8월쯤에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거쳐 한의사도 장애인 주치의 사업에도 들어갈 것이라고 본다"라고 주장했다.
한의협 최혁용 회장도 한의사가 커뮤니티케어에 최적의 직군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한의학은 전인적 접근이 특징이다. 환자가 두통을 호소해도 소화가 잘 되는지 대변이 잘 나오는지 본다"라며 "인체 전체를 보는데 특화된 학문이다. 일차의료를 가장 잘 적용할 수 있는 분야가 노인분야인데 노인의학에서 한의학이 가진 장점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정부 "보건의료단체 적극 참여해 성공모델 만들자"
정부가 설정한 4대 원칙은 ▲지역이 주도하는 정책 ▲보건복지부와 행정안전부가 뒷받침하는 형태 ▲민간협력 ▲다직종연계다. 지자체는 지역의 특색과 참여하는 다양한 인력, 성향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모델을 만들고 복지부는 정당한 보상체계를 만드는 구조라는 것이다.
복지부 임강섭 커뮤니티케어 추진팀장은 "우리나라 의료체계는 기관 개설 주의로서 60~70년 동안 이어져왔다"라며 "커뮤니티케어가 진전되면 재택 의료라는 커다란 축이 하나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커뮤니티케어를 실행하려다 보니 기존 법, 제도에서도 개선할 사항이 많아 지역사회 통합 돌봄 기본법을 만들려고 한다"라며 "케어코디네이터가 어떤 기능을 하고, 어떻게 양성할지 등에 대한 연구를 5월부터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건의약단체의 적극 참여도 당부했다.
임 팀장은 "올해 초 보건의료단체를 직접 찾아 선도사업에 참여해달라고 이야기했다"며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체가 많이 참여해야 하고 대상자를 중심에 두고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같이 논의하는 경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학문과 전문성 토대가 다르기 때문에 관점이 다르다"라며 "각 직능단체 지회, 분회가 참여해 어떻게 서로를 이해하는지 경험을 쌓아보면 법적, 재정적 보상과 함께 공통 양식이 개발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보건의료 단체를 만날 때마다 정당한 보상체계를 미리 만들지 못한 부분에 대해 죄송하다고 이야기한다"라며 "중앙회는 커뮤니티케어 사업에 대한 의지가 충만하지만 각 지역단위까지로는 전파되지 않은 것 같다. 지역의사회 차원에서 관심 갖고 지자체와 협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