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허재택 원장, 임기 2개월 앞두고 서면 이임사 논란…교수협 맹비난
교수 일동 규탄 성명서 "충성 요구하더니 퇴임 후 자리 챙기기"
이창진 기자
기사입력: 2019-05-02 06: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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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대병원 허재택 의료원장이 임기 만료 2개월을 앞두고 돌연 사임해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교수들은 허 원장의 중앙보훈병원 원장 공채 지원을 확인하고 출세 지향적 위선과 배신 행위라며 면밀한 조사를 촉구해 파장이 예상된다.
1일 메디칼타임즈 취재결과, 동아대병원 허재택 의료원장(65, 사진)이 지난달 29일 서면 이임사를 통해 교직원들에게 사임 의사를 전달했다.
허재택 원장(부산의대 1979년 졸업, 신경외과 전문의)은 지난 2016월 7월 의료원장에 취임했다. 의료원장 임기는 3년으로 2019년 7월 31일까지다.
허 원장은 이임사를 통해 "의료원장직을 예정 임기보다 약 2개월 정도 빠르게 그만두고자 한다"면서 "개인적으로 새로운 분야에 대한 도전의식의 발로이며, 갑자기 마음이 바뀌어 여러분들에게 이제 메일로 인사드리게 됨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운을 띄웠다.
허재택 원장은 동아대병원 개원 멤버로 1990년 신경외과 조교수로 부임해 응급의료센터 소장, 동아대 의학전문대학원장 및 의대 학장,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 협의회 초대 회장 등을 역임하며 동아대병원과 희노애락을 함께 했다.
그는 "동아의대와 동아대병원에 근무한 것은 저에게 큰 기쁨이었고, 오늘날까지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얼마나 감사한지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렵다"면서 "중증응급환자 치료 잘하는 대학병원, 수술 잘하는 초일류 대학병원 등을 시작했으며 더울 발전시키는 일은 남은 여러분들의 몫"이라고 전했다.
허재택 원장은 "제가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든지 간에 보다 큰 차원에서 동아의대와 동아대병원을 위해 항상 노력하겠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갑작스런 의료원장 이임사에 충격을 받은 것은 후배 교수들이다.
병원 내부에서 허재택 원장이 중앙보훈병원 원장 공채에 지원했다는 소식이 공공연하게 돌았다.
교수협의회는 서면 이임사 하루 전(4월 28일) '현 허재택 의료원장의 서울중앙보훈병원 원장 공채 지원을 규탄한다' 성명서를 발표했다.
교수들은 "지방 대학병원은 의료시장의 급격한 변화와 경쟁 환경 속에 한치 앞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현실을 도외시한 채 현 의료원장이 서울 소재 중앙보훈병원 원장 공채에 지원했다는 사실은 전체 교직원들을 경악하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동아의대 교수 일동은 "그동안 허재택 원장은 신년사 혹은 성명서 등을 통해 교직원들의 충성심과 애사심을 강조해왔고, 학장 재임 시 교수들의 발전기금 모금을 강제하면서 자신은 항상 병원과 학교를 위해 헌신하고 있으니 리더십을 따라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일방적 급여 삭감과 해외 대학 장기연수 박탈, 연구년 박탈, 병원 행정 낙맥에 따른 전공의 지원 미달, 진료공백 등 불이익과 악조건을 희생하고 인내해 왔다, 그 이유는 의료원장이 병원 운영의 기본 윤리기준을 지키리라 믿었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교수들은 "병원의 현안관리 보다 자신의 퇴임 후 자리 챙기기에 골몰하는 허재택 원장의 보훈병원 원장 지원을 보면서 그간의 모든 행위는 출세 지향적 위선적 언행임이 자명하다"면서 "현 원장의 일탈행위는 교수들의 신뢰에 대한 인간적 배신감을 넘어 동아대 의료원장 지위를 사적으로 이용한 배임 행위"라고 질타했다.
동아의대 교수들은 "허재택 원장의 비윤리적이고 비상식적 행동의 경위에 대해 면밀히 조사하고, 현재 원장 인선 시스템을 재정비 할 것을 학교 당국에 촉구한다"며 동아학숙의 엄정 대응을 주문했다.
동아대병원 관계자는 메디칼타임즈와 통화에서 "허재택 의료원장 스스로 중앙보훈병원 원장 지원 사실을 자랑하고 다녔다. 공무원 신체검사도 동아대병원 검진센터에서 받아 교직원들에게 빠르게 전파됐다"면서 "너무 큰 배신감을 느낀다"며 허탈감을 표했다.
현재 서울중앙보훈병원은 원장직 두 번째 공채를 진행 중인 상태다.
서울중앙보훈병원 신임 원장은 인사위원회 복수 추천 이후 청와대 인사검증을 거쳐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양봉민 이사장(서울대 보건대학원 명예교수)의 결정으로 최종 임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