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검사장비가 촬영한 의료영상을 저장·전송·판독하는 PACS(Picture Archiving Communication System·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가 의료영상솔루션에서 진화해 빅데이터 활용을 위한 플랫폼으로 기능과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병원에 쌓여있는 환자 의료영상은 임상의들의 진단·진료 외에도 연구·교육·인공지능(AI) 등 다양한 분야로 활용도가 커지면서 ‘익명화 PACS’가 각광받고 있는 것.
익명화 PACS는 국내 PACS 전문기업 ‘태영소프트’(대표 나승호)와 고대병원 의료기기 상생사업단이 공동 개발했으며, 현재 고대의료원·분당서울대병원에서 사용 중이다.
익명화(Anonymization)는 빅데이터 활용을 위한 개인정보 비식별화 기술.
그간 병원에서 보관해왔던 환자 의료영상은 개인정보에 해당하는 만큼 익명화를 거치더라도 데이터 외부 유출에 대한 위험성이 존재해 엄격한 관리가 이뤄졌다.
특히 환자 의료영상을 진료 외에도 연구나 교육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개인정보 일부 또는 전부를 삭제하거나 다른 정보로 대체함으로써 특정 개인을 식별하기 어렵도록 하는 ‘비식별화’가 요구됐다.
이를 위해 병원에서는 빅데이터 분석 등을 위해 비식별화 된 정보를 활용하는 경우 사용자 권한 설정 및 접근 통제, 관련 정보 추가 이용 제한 등 복잡한 내부 규정과 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었다.
김상일 태영소프트 연구개발팀 상무는 “그간 의료영상 데이터를 인공지능·빅데이터와 접목해 연구나 교육에 활용하고자 하는 수요가 많았지만 환자 개인정보 보호 때문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익명화 PACS는 환자 의료영상을 비식별 데이터로 가공해 비식별 데이터베이스(DB)에 저장·관리하고 비식별 데이터의 사용 요청, 사용자 권한 설정, 관리자 검토, 승인과정 기능을 제공한다”며 “특히 승인된 비식별 데이터의 일괄적인 변환시스템을 구축해 데이터 접근성과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익명화 PACS는 비식별 데이터 사용자별 관리를 통해 요청한 사용자만 조회가 가능하고, 사용기한을 제한한다.
또 비식별 데이터에 대한 요청·승인·거부·관리 프로세스를 제공한다.
특히 DICOM Query(질의)·Retrieve(검색)을 통해 의료영상을 자동 획득하고 데이터 비식별화를 통해 정형화된 정보를 의료진들이 원내 메인 PACS에서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 비식별 데이터 요청 시 임상정보를 함께 제공하고 EMR(전자의무기록)상에서 비식별 대상 영상에 대한 가상 ID를 부여하는 등 비식별 영상의 임상데이터 관리 또한 가능하다.
김상일 상무는 “상급종합병원을 중심으로 환자 의료영상을 빅데이터와 접목해 교육·연구에 활용하기 위한 수요가 커지면서 익명화 PACS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서울에 위치한 상급종합병원 2곳과 구축계약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는 구축형 PACS 형태로 공급하고 있지만 향후 병원들의 초기 도입비용과 관리 부담을 줄이는 클라우드(SaaS) 방식 임대형 솔루션 제공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