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중환자실 1인실이 주는 혜택은 감염 관리가 용이하다는 것을 생각하지만 그 이외 환자의 존엄을 찾을 수 있다는 점이 더 중요한 가치라고 본다."
이대서울병원 박소영 중환자실장(호흡기내과·중환자전담의)은 8일 인터뷰에서 중환자실을 1인실로 바꾼 이후 찾게된 혜택 중 환자의 존엄성을 되찾았다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독립된 공간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으니 감염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고 환자도 개인의 컨디션에 따라 TV를 시청하거나 조명을 끄고 켜는 것을 선택할 수 있다"며 환자들의 높은 만족도를 전했다.
그는 이어 "만약 1인실 도입 이후의 가장 큰 변화를 하나만 꼽아야한다면 감염 보다 환자의 인권"이라며 "특히 임종기의 환자에게 가족들과 평온한 분위기 속에서 마지막 인사를 전할 수 있다는 점이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기존 중환자실은 오픈된 공간에서 의식없는 환자들이 속옷도 걸치지 않은 상태에서 치료를 받아야 하다보니 인권은 찾기 어려운 상황.
특히 옆 병상의 환자가 임종을 맞이하는 것을 목격하는 고통을 겪어야 하고, 반대로 임종을 맞이하는 환자는 옆에 환자를 배려해 가족과의 짧은 면담을 마지막으로 눈을 감아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박 실장은 "중환자실에서 환자의 존엄은 찾기 어려운 게 사실인데 1인실로 바뀌면서부터는 달라졌다"며 "환자가 임종기에 접어들면 해당 병실에서 가족들과 충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이대서울병원은 중환자실 1인실화로 이처럼 감염과 환자의 만족도, 인권까지 모두 챙기게 됐지만 아직 과제가 남았다.
현재 이대서울병원은 전체 중환자실 60여병상 중 30병상을 가동 중으로 여기에 투입하는 의료진은 박 실장을 포함해 중환자 전담의 2명이 전부다. 최적의 시설과 공간을 확보했지만 정작 환자를 진료할 의료인력이 부족한 상황인 셈이다.
특히 중환자실 진료 특성상 24시간 케어가 필요한 상황을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중환자 전담의들의 업무 과부하가 불가피한 상황.
박 실장은 "일주일에 한번씩 당직을 서고 있지만 당직 이후 오프는 기대하기 어렵다"며 "전공의 인력도 없으니 채용을 해도 지원하는 의료진을 찾기 힘들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의사, 간호사 등 의료인력이 부족하다는 게 가장 아쉽고 힘든 부분"이라며 "이는 한두곳 병원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 더 안타깝다.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