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가 처방 위축, 순응도 감소 우려 영향 미비
전문가들 "유사사례 거의 없고 신뢰도와 편의성 크다"
이인복 기자
기사입력: 2019-05-10 06: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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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엔자 치료제인 페라미플루를 맞고 여중생이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사회적 논란이 일었지만 실제 진료 현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비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도 않은데다 인플루엔자 유행 시즌이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처방 위축과 순응도 감소 우려가 기우로 정리되고 있는 이유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지난달 전주에서 페라미플루를 맞은 뒤 급격한 호흡곤란으로 사망한 중학생의 부검과 의료기록을 분석하고 이르면 다음주 그 결과를 공개할 계획이다.
이 중학생이 페라미플루를 맞은 뒤 급격히 상태가 악화됐다는 점에서 약물의 부작용과 사망과의 인과 관계에 사건의 초점이 맞춰져 있는 상황.
이러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되면서 타미플루에 이어 페라미플루의 안전성에 대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이 일었던 것이 사실이다.
타미플루 환자들의 추락 사건으로 인플루엔자 치료제의 부작용에 대해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안으로 생각됐던 페라미플루 부작용이 또 다시 이슈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일선 의료진들은 인플루엔자 치료제에 대한 불신과 공포의 확산을 우려하며 처방 위축과 치료에 대한 순응도 감소를 걱정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하지만 사건이 일어나고 10여일이 지난 현재 실제 진료 현장에서 이같은 우려는 기우로 굳어져 가는 분위기다.
사건 당시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페라미플루에 대한 괴담 수준의 공포가 확산됐지만 불과 몇일만에 이에 대한 파장이 사그라든 이유다.
대한개원내과의사회 이정용 총무이사는 "일각에서 환자들의 불안과 거부감으로 처방 순응도가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보면 사실상 해프닝으로 끝나가는 분위기"이라고 귀띔했다.
페라미플루에 대한 의료진의 신뢰도가 워낙 높은데다 효과에 대해서는 환자와 지인들이 더 잘 알고 있다는 점에서 큰 타격은 없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
설사 사망 사건의 원인이 약물 부작용이라고 판명이 나더라도 지금까지 쌓여진 근거들이 한번에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총무이사는 "상급종합병원을 비롯해 대학병원에서도 무리없이 처방하고 추천할 만큼 안전성이 쌓인 약이라 의료진의 신뢰가 두텁다"며 "특히 효과가 빨리 나타나는 환자들은 아침에 와서 맞고 저녁이면 컨디션이 회복되는 경우가 많아 이미 환자들 사이에서 입소문과 신뢰도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다만 한 바이알에 3만원 정도 되는 약값 자체가 부담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요즘은 대부분 실손보험을 가지고 있어 부담없이 페라미플루 처방을 스스로 요구하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최근 기온이 큰 폭으로 올라가며 인플루엔자 시즌이 완전히 끝난 것에서 이유를 찾고 있다.
대부분 타미플루 등 인플루엔자 치료제에 대한 부작용 사례가 공유되며 이슈로 떠오르는 시기가 인플루엔자 대유행 시즌이라는 점에서 파장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는 분석.
결국 환자군 자체가 크게 줄다보니 부작용 이슈 또한 광범위한 논란으로 퍼져나갈 동기가 없다는 것이다.
대한개원내과의사회 김종웅 회장은 "인플루엔자 시즌이 사실상 완전히 끝났다는 점에서 환자군 자체가 크게 줄어든 상황"이라며 "처방에 영향을 주거나 이슈가 될만한 시점이 아니라는 의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