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혁용 회장 퇴진론까지 등장…"한의계 내부 신-구 갈등"
서울시한의사회, 27~28일 찬반투표 진행 "다수 선택 존중"
박양명 기자
기사입력: 2019-05-22 12:00:50
가
URL복사
정부는 하반기에 첩약 급여화를 하겠다고 공표했지만 한의계 내부에서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급기야 시도지부 회원에게 직접적으로 첩약 급여화에 대한 찬반의견을 묻고 나섰다.
대한한의사협회 최혁용 회장은 최근 기자회견까지 갖고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을 앞두고 한의사의 혈액검사기 사용을 확대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더불어 의료일원화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표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의계 내부에서는 의료일원화부터 첩약 급여화까지 최 회장의 회무 방향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명예회장단이 현 한의협 집행부를 질타하며 첩약급여화를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한의계 단체 국민건강 및 민족의학수호연합회는 첩약급여화 등을 반대하며 최혁용 회장 퇴진 운동까지 하겠다고 나섰다.
서울 A한의원 원장은 "급여화를 한다면 첩약에 들어가는 내용물을 공개해야 하는데 같은 질환이라도 한의사마다 처방하는 내용이 다르기 때문에 공개 자체가 힘들다"라며 "한약재는 누구나 살려고 마음만 먹으면 살 수 있기 때문에 첩약 구성을 공개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고 지적했다.
사실 첩약 급여화는 8년전에도 정부가 추진하려고 했지만 한의계 내부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서울 B한의원 원장은 "첩약 관련 갈등은 신구 갈등이라고 볼 수 있다"라며 "한의원은 첩약이 주요 수입원 중 하나인데다 과거에는 첩약으로 돈을 번 사람이 많다"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러면서 "첩약이 급여화되면 기존보다 비용이 낮아진다는 부분이 있지만 이를 감수하서라도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많다고 본다"라며 "첩약이 치료 의학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인데다 첩약을 계기로 다른 검사도 급여가 가능하게 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서울시한의사회 "다수 의견 반영해 회무 방향 설정"
한의계 내부에서 반대 목소리가 커지자 서울시한의사회는 특단의 결정을 내렸다. 오는 27~28일 제제(과립제 등) 한정 의약분업과 첩약 급여화 찬반을 묻는 회원투표를 실시해 다수의 뜻을 회무 방향으로 설정하기로 한 것.
서울시한의사회 홍주의 회장은 "제제한정 의약분업과 첩약 건강보험 시행 논의 관련 중앙회의 회무 추진 방향에 회원 의문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라며 "정확한 민의를 수렴해 회무추진 방향을 설정하기 위해 회원투표를 하려고 한다"라고 의의를 밝혔다.
이어 "서울지부의 투표 결과가 중앙회 정책 추진에 구속력을 갖지는 못한다"라면서도 "의견이 취합되면 회원 뜻을 받들어 임시대의원총회를 개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시대의원총회에서 서울시한의사회 투표 결과를 적극 개신해 한의협 회무 추진 방향에 반영토록 한다는 게 홍 회장의 복안.
그는 "단 한 표라도 더 많이 동의해주는 의견을 서울시한의사회 공식 의견으로 표방해 회무에 임할 것"이라며 "투표 결과가 본인 의사와 다르더라도 다수의 선택을 존중해 한의계 발전을 함께 도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