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설명회 비판 쇄도 "이격거리 준수 최소 30% 병상 감소"
요양병원 병원 분할, 신청 이전만 인정 "경영손실 누가 책임지나"
이창진 기자
기사입력: 2019-06-05 06: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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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의료기관 본사업을 광역시 일부 재활병원만으로 하겠다는 것이냐. 지역 소도시 재활난민은 어떻게 할 것인가."
"요양병원을 병원으로 종별 전환해 4인실과 병상 간 이격거리를 준수해야 한다면 최소 30% 이상 병상이 감소된다. 경영손실을 누가 책임지라는 것이냐."
보건복지부와 심사평가원 주최로 4일 서울성모병원에서 가진 '본사업 1기 재활의료기관 지정운영 설명회'에 참석한 전국 요양병원 원장과 간부진들은 의료현실을 배제한 엄격한 지정기준을 강도높게 질타했다.
이날 복지부는 재활의료기관 지정운영 추진 로드맵을 통해 2019년~2022년 1기 30개소, 2022년~2025년 2기 50개소, 2025년 이후 100~150개소 등을 목표로 제시했다.
인력기준은 장애인건강법에 입각해 의사는 재활의학과 전문의 당 환자 수 40명 이하(수도권 3명 이상, 지역 2명 이상), 간호사 당 환자 수 6명 이하, 물리치료사 당 환자 수 9명 이하, 작업치료사 당 환자 수 12명 이하, 사회복지사 1명 이상(150병상 초과시 2명) 등을 제시했다.
이중 의사의 경우, 내과와 신경과, 신경외과, 정형외과, 가정의학과 등 유관과목 전문의를 최대 2명까지 포함하되 재활의학과 전문의 대비 0.5명으로 환산하는 완화방안을 발표했다.
간호사도 낮 병동 입원환자 및 낮 병동 간호사는 산입하지 않도록 했다.
진료량은 재활 관련 입원환자 연 인원 수 상위 30% 이내, 회복기 재활환자 40% 이상으로 명시했다.
특히 수가는 15분 시행 단위로 1일 최대 16회(4시간)로 제한했다. 이학요법료 항목 중 재활치료와 성격이 다른 운동점차단술과 TPI, 재활사회 사업은 행위별 수가 산정을 허용했다.
지정기준과 진료량 모두 2018년 1월부터 12월까지 1년간의 평가를 심사기준으로 한다.
이어진 청중 질의에서 병원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창원 지역 요양병원 관계자는 "본사업 1기 지정기준은 요양병원의 진입 자체를 차단하는 것이다. 지역여건을 감안해 별도 예외조항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병상 수가 많은 요양병원은 급성기병원과 요양병원 분리를 검토하고 있다. 지정평가에 어떻게 반영되느냐"고 질의했다.
심평원 병원지정평가부 서현미 차장은 "요양병원의 급성기와 요양병원 분할 문제 관련, 내부적으로 법률적 검토를 마쳤다. 분할은 지정 신청 이전에 이뤄져야 한다"고 전제하고 "지정 신청 후 분할하면 재활의료기관 지정 병원이 모호해진다. 규모가 큰 요양병원은 분할해 종별 전환 병원을 승계하면 된다"고 답했다.
호남지역 요양병원 참석자는 "수가를 하루 4시간 기준으로 했다. 중증 재활환자의 경우 작업치료와 인지장애 치료, 언어치료 등 하루 6시간 이상 소요된다. 초과 시 수가는 산정되나"라고 물었다.
심평원 측은 "시범사업 참여한 재활병원과 재활의학회 의견을 수렴해 하루 최대 4시간으로 했다. 추가 가산은 없다. 일본은 3시간만 인정한다"고 못 박았다.
청주 지역 요양병원 원장은 "요양병원을 병원으로 종별 전환하면 이격거리 1m와 4인실을 준수해야 하나. 신규 병원은 전년도 실적이 없는데 신청 자체를 못하나"라고 질의했다.
심평원 서현미 차장은 "2017년 10월 시작된 시범사업 시행 전 설명회에서도 동일한 질문이 있었다. 전년도 실적 기준으로 30곳 신청 병원 중 15곳이 탈락했다. 의사와 간호사 인력기준을 맞춘 병원만 들어올 것이다"라면서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다"며 법 준수 원칙을 고수했다.
서 차장은 "요양병원이 병원으로 종별 전환하면 4인실과 이격거리 등 의료법에 입각해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남 한 요양병원 원장은 "지역 병원에게는 진입 장벽이 너무 높다. 지역의 간호인력난을 전달하면서 간호사 인력기준 개선을 요청했는데 전혀 반영 안됐다"고 토로했다.
다른 요양병원 원장은 "한의사가 운영하는 요양병원의 경우, 종별 전환으로 참여할 수 있느냐. 별도 기준이 필요하지 않나"라고 질의했다.
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 윤동빈 사무관은 "한의사협회와 한의사 요양병원의 재활의료기관 참여 문제를 얘기했다. 한의사협회가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어 결과를 보고 검토할 예정이다. 개인적으로 필요하다면 한의계 별도 시범사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요양병원 내 한의사 전문의 파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전 재활병원 원장은 "재활병원과 재활 전문병원을 어떻게 정립할 것인가. 현 지정기준은 광역시 병원만 가능하다. 시군구 재활환자 난민은 어떻게 할 것인가. 소도시 환자도 재활치료 평등권을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심평원 측은 "재활 전문병원 10곳 중 7곳은 급성기병원이고 3곳은 요양병원이다. 재활의료기관 제외 또는 병용 등 의견수렴 중에 있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소도시 병원의 엄격한 지정기준에 대해서는 확답을 피했다.
충청 지역 요양병원 원장은 "간호 1등급 요양병원도 간호사 1인당 환자 6.5명이 최고 등급이다. 간호사 당 환자 6명 기준을 지키라고 하면, 요양병원 중 회복기 재활병원 지정을 받을 기관은 전국에 한 곳도 없을 것"이라며 비현실적 인력기준을 꼬집었다.
복지부는 설명회에서 제기된 질의를 토대로 지정기준 등 평가기준을 다시 검토한 후 재활의료기관 1기 지정계획 공고와 지정평가, 심의 등을 거쳐 첫 재활의료기관 본사업 대상 병원을 공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