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위 10% 추출해 평가키로…평가자 객관성 담보 한계 지적
일선 의료진들 "수가 연동해 어쩔 수 없이 수용하지만 문제 있어"
이지현 기자
기사입력: 2019-06-18 19: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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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응급의료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려면 응급환자 분류를 더 세심하게 챙겨야할 듯 하다.
18일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2020년도 응급의료기관 평가 기준에 따르면 중증응급환자 진료의 적절성 중 환자 분류의 신뢰수준에 대한 평가방법을 변경했다.
응급실로 내원한 환자를 무리하게 중증환자로 분류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혹은 그와 반대로 경증으로 분류해 환자를 놓치는 일은 없는지 살펴보겠다는 취지다.
중앙응급의료센터는 응급의료기관 종별로 KATS 1~3등급에 해당하는 환자수를 3분위로 나눠 각 종별로 분위마다 무작위 10%씩 추출해 평가를 진행한다.
지난 2017년도 상위 30%만 평가를 하던 것에 이어 2018년도 상위 15%, 하위 15%를 대상으로 평가했지만 의료현장에서 환자분류의 신뢰수준 평가에 대한 객관성 논란이 거듭된 데 따른 조치다.
평가에 따라 권역 및 지역센터의 경우 신뢰수준이 95%이상이면 1등급, 90%는 2등급, 85%이상은 3등급, 85%이하는 4등급으로 처리하고 지역응급의료기관의 경우에는 환자분류 신뢰수준 85%이상은 1등급, 70%이상 2등급, 70%미만은 3등급을 매긴다.
이처럼 정부는 환자분류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지만 문제는 의료현장에서는 수년째 환자분류 신뢰도를 평가하는 것 자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일선 권역응급의료센터 한 의료진은 "환자의 중증도는 분류하는 사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면서 "심지어 동일한 사람이라도 그날 그날에 따라 바뀔 수 있는데 이를 평가지표로 삼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결국 수가와 연계돼 있어 어쩔 수 없이 수용하고 있지만 첫 단추부터 잘못된 지표라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응급의학회 이성우 응급의료평가TFT위원장은 "KTAS자체가 치료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으로 중증도와는 차이가 있다"며 "이는 해외 수많은 연구에서도 신뢰수준을 평균 50%라고 잡고있는 상황인데 95%이상을 1등급으로 매겨두고 이를 맞추라고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차피 over-triage하는 병원은 굳이 평가를 하지 않더라도 눈에 띄게 돼 있다"며 "그런 경우 현지평가를 통해 걸러내더라도 충분히 관리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