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일부 회원 요청 받아들여 연수결과 보고회 개최 "이례적"
"제대로 된 선진국형 면허관리 제도가 의협의 미래"
박양명 기자
기사입력: 2019-06-21 05:30:59
가
URL복사
대한의사협회가 의사면허제도 연구를 위해 다녀온 미국과 캐나다 연수 결과를 회원 앞에서 공개한다.
통상 내부 보고회나 보고서 제출 등의 방식으로 이뤄지던 것을 공개 보고회 형태로 대외적으로 개최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최근 산하단체에 의사면허제도 연구를 위해 다녀온 해외 단기연수 보고회 개최 및 참석 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이는 최대집 회장을 비롯한 총 8명으로 구성된 방문단이 지난 4~11일 미국의사협회(AMA)와 캐나다 면허관리기구 답사의 결과다.
이번 보고회는 내년 수가협상 결렬 시점과 해외연수 탐방 일정이 절묘하게 겹치면서 제기되고 있는 비판 여론에 대한 오해를 풀기 위해 마련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실제 최대집 회장의 해외연수 일정이 알려지면서 일부 의사단체는 최대집 회장의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신뢰를 상실했다는 이유에서다.
대한평의사회는 앞서 성명서를 통해 "회원을 뒤로하고 회무까지 멈추며 회원 회비로 주요 임원을 데리고 미국으로 가버리는 건 회원의 기본 정서조차 고려하지 않은 배신 회무의 형태"라며 "집행부에 대한 실망은 분노로 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한 의사단체 임원은 "1년하고 3개월이 허송세월처럼 지나갔고 수가 협상까지 깨져 회원은 피 보고 있는데 회장은 미국을 다녀왔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같은 시선을 신경 쓰는 듯 의협은 지난 미국 및 캐나다 연수 결과를 공개하고 의사면허제도 해외 사례 연구를 위해 수행했던 과거 연수 결과까지 모두 보고하는 행사를 기획했다.
오는 30일 의협 임시회관 7층 회의실에서 열릴 의사면허제도 해외 사례 연구를 위한 해외 단기연수 보고회는 정성균 총무이사의 사회로 진행된다.
그동안 의사면허제도 연구를 위해 다녀온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독일의 사례를 비롯해 최근 다녀온 미국과 캐나다 면허기구 사례까지 발표한다.
발표는 백진현 전북의사회장, 이철호 대의원회 의장, 대구시의사회 대의원회 김병석 의장, 아주대 정신건강의학과 임기영 교수, 가톨릭의대 김형진 교수, 의협 박정율 부회장, 의료정책연구소 안덕선 소장 등이 맡았다.
하지만 의협은 면허관리기구, 자율규제가 협회 중점 사업인 만큼 회원과 공유해야 하는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보고회를 개최하는 것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박종혁 대변인은 "면허관리 제도는 5호 담당제라는 잘못된 인식까지 있을 정도로 의료계 내부에서도 20년 넘게 공전하고 있는 부분"이라며 "의협이 꾸준히 면허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피력해온 결과 1년 사이 회원 정서도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제대로 된 선진국형 면허관리 제도가 의협의 미래"라며 "면허관리의 정확한 해법은 해외 사례, 선진국 사례를 제시하는 것이라고 보고 방대한 내용을 한 번에 정리할 수 있는 보고회를 하는 게 맞는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협 관계자는 "의료기술은 세계적이지만 자율 규제는 싹도 트지 않은 상태다. 정부에는 자율징계권 요구를 오랫동안 하고 있는 상황에서 선진국의 상황을 공부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해외연수 내용을 대회원 보고회 형태로 진행하는 것이 흔한 일은 아니다. 아무래도 외부 시선을 생각한 행사"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