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CIS 모인 세계 각국 의사들 심장 관찰하며 열띤 토론
올해로 24년째…의학기술 발달로 교육 욕구 더 높아져
이지현 기자
기사입력: 2019-06-21 05:3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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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분이 이렇게 돼 있네요." "시술할 때에는 잘 안보였는데 이렇게 보니 알겠네요."
지난 20일 신도림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호텔 세미나룸은 세계 각국에서 모인 의사들이 부검 심장을 직접 관찰하며 열띤 토론의 장이 열렸다.
세미나룸에 모인 의료진은 120명. 이중 80명여명이 외국인으로 미국, 네덜란드 등 유럽 국가부터 일본,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그리고 사우디아라비아까지 다양했다. 외국인 80명 중 20여명은 강사 역할로 참여했다. 한국인보다 외국인이 많은 탓에 한국어보다는 영어가 오갔다.
이들은 국적도 나이도 잊은채 부검 심장을 관찰하고 자신이 아는 것을 얘기하고 궁금했던 것을 확인하느라 바빴다.
이는 올해로 24년째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아세아-태평양 심장혈관 중재 및 수술 심포지엄(APCIS: 대회장 이명묵)의 하이라이트, 부검심장을 직접 관찰하는 세션.
놀라운 사실은 이날 부검 심장은 24년전부터 지금까지 보존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 행사가 20년이상의 역사를 유지할 수 있는 것도 부검 심장이 관찰이 가능한 수준으로 잘 관리된 덕분.
부검심장을 관리해온 장본인이자 이번 심포지엄을 공동 주관한 우촌심뇌혈관연구재단 서정욱 이사장은 "대개 심장이 딱딱하게 굳어서 관찰이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다행스럽게도 심장수술 할 때의 촉감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행사를 위해 평소 포르말린에 보관했던 부검심장을 물로 씻어 냄새를 제거하고, 행사를 마치면 다시 씻어 포르말린에 보관하는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이렇게 매년 해온 탓에 부검심장의 상태는 20년이 넘도록 실제 심장 감촉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서 이사장은 "사실 캐나다, 일본은 각각 5천개 4천개의 부검심장을 보유하고 있는 반면 우리는 500개에 그치는 수준이지만 활용 측면에서는 탁월하다"며 "미국 등 의료진들도 이번 세션에 열광하는데에는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의학기술의 발달로 부검심장 관찰을 원하는 의료진의 욕구가 더 높아지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과거에는 엄두도 내지 못했던 심장병을 수술이사 시술을 통해 살려낼 수 있게되면서 심장의 구조 등 보다 자세한 지식을 요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 이사장은 "대동맥 판막에 카테터를 삽입해 살리는 등 심장중재술이 늘어나면서 심장의 두께부터 내부 구조까지 알 필요가 있게 되면서 부검심장을 통한 교육 욕구가 높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매년 행사에 참여한 세계 각국의 의료진들의 반응은 뜨겁다. 그래서 더 사명감을 갖고 매년 심포지엄을 준비하고 있다"며 "매년 강사로 참여해주는 의료진들에게도 감사한다"고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