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명 대상 코호트분석 공개, 인플릭시맙 오용 및 과소사용 지적
논평 "용량 및 치료시기 중요해져, 생물학적제제 사용 교육 필요 이유"
원종혁 기자
기사입력: 2019-06-25 06: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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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증성 장질환(IBD)에 사용하는 생물학적제제들의 실제 개선효과가 떨어진다는 대규모 분석결과가 나왔다.
궤양성 대장염 및 크론병을 진단받은 5만 여명 환자의 임상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로, TNF-알파 계열 생물학적제제인 '인플릭시맙'의 경우 염증성 장질환 관련 입원율이나 장절제술 등에 눈에띄는 개선혜택을 보이지는 못했다는 지적이다.
다만 이러한 결과가, 상대적으로 고령 환자와 질환이 공격적으로 진행하는 소수 환자군에 국한한 결과로 최적의 용량 선택과 적기에 치료를 시작할 경우 혜택은 기대해볼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소화기분야 국제 학술지인 'Gut' 6월12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된 해당 무작위 코호트 분석 결과는 1995년부터 2012년까지 인플릭시맙 등 생물학적제제를 사용한 임상분석 데이터였다.
여기서 인플릭시맙은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에 각각 2001년과 2006년 글로벌 허가적응증을 받고 처방 시장에 진입했다. 이번 결과는 크론병에서는 인플릭시맙의 잘못된 사용을, 궤양성 대장염에서는 과소사용이 주요 문제로 지적됐다.
크론병 2만1561명, 궤양성 대장염 2만7602명 환자가 포함된 분석에서, 주목할 점은 인플릭시맙이 처방권에 시장에 들어온 이전과 이후 공공보험 약제 청구비용과 해당 질환 관련 입원율과 외과적 절제술 위험을 실제 어느정도 낮췄는지 따져봤다는 점이다.
그 결과, 인플릭시맙이 처방권에 진입한 이후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에서 입원 위험과 절제술을 줄이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책임저자인 캐나다오타와병원 산자이 머티(Sanjay K. Murthy) 교수는 "크론병의 경우 인플릭시맙 진입 이후 크론병 관련 입원율과 외과적 절제술 위험이 유의하게 줄지 못했다. 이는 궤양성 대정염에서도 마찬가지였지만 눈에 띄는 점은 정부지원으로 인플릭시맙 치료를 지원받은 궤양성 대장염 환자에서는 염증성 장질환 관련 입원율을 눈에 띄게 줄었다는 것"을 꼽았다.
단백질 기반 생물학적제제 올바른 사용 "용량 및 치료 지연, 환자 모니터링 중요"
추가적인 비용 분석 결과에서도, 치료비용 변화는 뚜렷했다.
특히 크론병의 경우 10년 기간동안 공공보험 처방 약제비용은 2.98배가 증가했는데, 궤양성 대장염은 5년간 1.06배로 눈에 띄는 변화는 없었다.
머티 교수팀은 "정부지원으로 인플릭시맙을 투여한 환자에서는 처방 약제비용이 10배 가까이 증가한 반면, 이외 인플릭시맙을 지원받지 않은 환자에서는 비용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며 "전반적인 비용 상승은 인플릭시맙의 사용이 원인으로 분석된다"고 언급했다.
궤양성 대장염 환자에서는 정부지원으로 인플릭시맙을 사용한 경우 약제비용이 1.88배 증가하면서, 인플식맙을 사용하지 않은 환자에서 오히려 0.79배 감소한 것을 상쇄시켰다.
논문을 통해 "결과를 보면 크론병에서는 인플릭시맙의 사용 증가가 질환 관련 입원율이나 장절제술의 위험을 의미있게 줄인 것은 아니었다"며 "반대로 궤양성 대장염에서 인플릭시맙의 제한적인 사용이 잠재적인 입원율 위험 등 비용적인 면에서도 기대 혜택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번 결과를 일반화하기는 힘들다"고 선을 그었다. 이번 결과에 주요 대상이 고령 환자 참여가 많았고 보다 공격적으로 질환이 진행한 경우가 많았기에 광범위한 인플릭시맙 치료군 모두에 적용이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중증 합병증으로 진행하기 이전, 예후인자가 불량한 중등도 이상의 염증성 장질환 환자에는 이러한 생물학적제제 사용으로 입원율과 절제술 개선에 임상적 효과가 제시된 상황에서, 치료제의 적합한 대상을 선정하고 오용을 줄이도록 노력할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
치료제의 사용이 너무 늦어지거나, 적합하지 않은 용량 사용, 불충분한 환자 모니터링이 환자 개선결과에 모두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논평을 실은 미국메이오클리닉 소화기내과 에드워드 로터스(Edward V. Loftus) 교수는 "앞서 최소 두 가지 이상의 항TNF 제제들이 염증성 장질환에서 입원율과 장절제술을 유의하게 줄이는 임상적 근거를 내놓고 있다"며 "하지만 일반적으로 비무작위 관찰연구에서는 약물 중재치료의 혜택을 확인하기 어려운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환자 대부분이 치료성과가 좋지 않은 중증 환자들인데다 이미 중재치료에 불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며 "무엇보다 단백질 기반 생물학적제제 사용에는 의료진의 엄격한 약물 모니터링과 함께 적합한 사용이 요구된다. 최선의 치료제 사용전략을 위해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강북삼성병원 소화기내과 박수경 교수는 "항TNF 제제 등 생물학적제제가 등장하고 염증성 장질환에 특정 표적 치료가 가능해지면서 치료 패러다임은 변해왔다"면서도 "최근 신규 옵션의 경우도 기존 치료제에 부작용이 있거나 효과가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경우가 대부분으로 치료 관해율 자체도 기존 약제보다 월등히 뛰어나거나 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작용 기전이 다른 생물학적제제의 진입으로 선택지가 예전보다 다양해졌다고 볼 수 있고, 기존 생물학적제제에 효과가 없는 환자에서는 수술 등 대안이 제한적이었지만 차선책이 마련된 것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