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7/1일)부터 마약류 통합 관리 시스템에 대한 행정 처분이 본격화된다는 점에서 일선 의료기관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취급 보고 제도에 대한 계도기간이 지난 30일로 종료되면서 이제는 곧바로 행정처분이 내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내과와 정신건강의학과 등 일선 개원가에서는 마지막 준비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은 홈페이지 등을 통해 마약류 통합 관리 시스템 계도기간 종료를 공식적으로 통보했다.
마약류 통합 관리 시스템은 지난해 5월 마약류 종합 관리를 위해 만들어진 제도로 마약류 의약품에 대한 제조와 수입, 유통, 사용 내역을 모두 통합해 관리하는 것이 골자다.
이에 따라 일선 의사들은 펜타닐이나 프로포폴 등 마약류로 지정된 의약품을 구입할때는 물론 재고 현황과 처방 현황을 모두 보고해야 하며 이를 위반할 경우 행정처분이 내려진다.
하지만 지난해 곧바로 행정처분이 내려질 경우 착오 보고 등으로 일선 의료기관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처분은 1년간 유예됐다. 이달 30일이 공식적인 계도 기간의 종료일인 셈이다.
이로 인해 일선 의료기관들은 혹여 피해를 입지 않을까 우려하며 막바지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마약류 취급 내역을 단순히 실수해 보고하더라도 곧바로 행정처분이 내려질 수 있는 만큼 재고 파악과 시스템상의 오류를 점검하는데 집중하는 모양새다.
의학회와 의사회들도 회원들이 혹여 피해를 입지 않도록 조치에 나서고 있다. 프로포폴 하나만 보고가 누락돼도 행정처분이 내려질 수 있는 만큼 주의를 당부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대한개원내과의사회를 비롯해 정신건강의사회 등은 공문을 비롯해 춘계학술대회에서 별도의 시간을 마련해 이를 공지하고 주의점을 설명한 상태다.
이렇듯 강도 높은 관리 시스템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서 일각에서는 당분간 마약류 의약품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원장들도 나오고 있다. 공연히 문제가 생길 여지를 두지 않고 싶다는 의견이다.
의사회 임원인 서울의 A내과의원 원장은 "이미 계도 기간에 병원의 마약류 의약품을 상당수 정리했다"며 "대체제가 없는 것도 아닌데 굳이 병원에 약을 쟁여두고 전전긍긍할 일은 아니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이어 그는 "몇몇 미꾸라지 같은 의사들 때문에 점점 더 관리만 강화되며 선량한 의사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마약류 관리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이렇게까지 옥죌 일은 아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의사회들도 마찬가지 의견을 내고 있다. 지나치게 관리에 치중하다보면 오히려 환자들의 진료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다.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이상훈 회장은 "정신과에서 사용하는 대부분의 약물이 향정신성 의약품, 즉 마약류 의약품인데 이를 일일히 보고하는 것은 상당한 행정적 부담이 올 수 있다"며 "또한 환자들의 입장에서도 처방 내역이 공개되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취지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보고 시스템을 최대한 간소화해서 의료기관들의 부담을 줄이고 환자들이 거부감을 갖지 않을 수 있도록 대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