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티스 암젠 등 야심차게 도전했지만 개발 백지화 선언
"인지기능 악화 사례도 보여, 단일 표적보다 복합기전 이해 필요"
원종혁 기자
기사입력: 2019-07-13 06: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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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제약사들이 준비 중이던 알츠하이머 치매 신약 개발 계획이 잇단 고배를 마시고 있다.
핵심 물질로 거론되는 '베타 아밀로이드'나 '타우 단백질'을 타깃하는 항체 약물에 이어 최신 'BACE 억제제'들까지 줄줄이 주요 임상시험에서 미미한 개선효과나 이상반응을 이유삼아 개발 중단을 선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11일(현지시간) 노바티스와 암젠은 알츠하이머 질환을 적응증으로 공동 개발 중이던 BACE1 억제제 '유미베스세스타트(umibecestat)' 개발 중단 계획을 발표했다.
해당 신약후보물질은 글로벌 임상시험 기관에 'CNP520'이란 이름으로 등록된 기대주로, 이미 알츠하이머 예방 임상프로그램 관련 두 건의 2상 및 3상임상이 진행 중인 상황이었다.
앞서 노바티스와 암젠이 2015년도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공동개발 계획을 밝히면서 시장 진입에도 많은 주목을 받았던 것이다.
회사측은 "사전 검토단계에서 일부 환자에서 인지기능이 악화되는 사례가 나타나며 최종적으로 잠재적인 치료 혜택보다는 위험성이 크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입장을 밝혔다.
개발 계획이 백지화된 해당 임상은, 연령과 유전자 상태에 따라 알츠하이머 질환 발병 고위험군의 발병시기를 지연시키거나 예방하는 용도로 유미베세스타트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고 있었다.
노바티스 본사는 "이번 임상 데이터의 세부적인 분석 결과는 추후 국제할츠하이머학술대회에서 발표할 계획에 있다"고 말했다.
암젠 R&D 개발총괄책임자인 데이비드 리즈(David Reese) 박사는 "여전히 알츠하이머 질환에 아밀로이드 축적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발병기전에 다양한 인자가 관여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말했다.
더욱이 올해 상반기엔, 굵직한 알츠하이머 질환 신약후보물질 여럿이 이미 실패 명단에 이름을 올린터였다.
지난 2월과 3월 베타 아밀로이드를 타깃하는 계열 표적 항체의약품인 로슈 '크레네주맙'이 후기 임상에 실패한 뒤, 최종 기대주로 꼽히던 바이오젠과 에자이제약의 '아두카누맙'까지 마지막 3상임상에 고배를 마셨다.
릴리, MSD 등이 개발 중이던 BACE 억제제가 연이어 개발 중단을 선언한 가운데, 베타 아밀로이드 계열 표적약 개발에까지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알츠하이머로 인한 경증의 인지장애 및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 대상 임상 대부분에서 개선효과나 안전성을 이유로 시장 진입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관련 임상을 진행 중이던 아스트라제네카, 릴리, 얀센, MSD, 로슈 등이 후기 임상 끝에 각각 유효성과 이상반응 이슈가 불거지며 중단한 바 있다.
대한치매학회 석승한 회장(원광대학교 산본병원 신경과)은 "베타 아밀로이드 및 타우 단백질 외에도 뇌혈관 병변이나 질환 등 위험인자를 가진 환자에서도 치매로 발현될 가능성이 많다는게 최근 논의되는 학계 의견"이라면서 "단순히 일부 기전을 차단한다고 해서 알츠하이머 치매나 이로인한 인지기능 저하를 막을 수 있느냐엔 여전히 확신이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신경세포에 독성반응을 보이는 베타 아밀로이드나 타우 단백질의 축적으로 인해 신경세포의 사멸과 인지기능 저하라는 기능상의 문제가 유발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관건은 해당 물질의 축적이 드문 환자에서도 이러한 인지기능 저하가 발생하는 특이 사례가 존재하는 것으로 지적했다.
현재 주요 글로벌 허가당국에 시판허가를 받고 진입한 알츠하이머 질환에 근본적인 치료 옵션은 전무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