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2018년도 진료비 통계 발표…초음파 급여화로 비뇨‧내과 강세
대장항문 등 전문병원 환자 수 이동에 한숨짓는 외과 의원들
문성호 기자
기사입력: 2019-07-25 06: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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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인지기능검사 등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효과 덕에 지난해 정신건강의학과 급여 매출이 20% 넘게 급증했다.
반면, 저출산 현상과 함께 환자 수 증가 호재를 찾기 어렵던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 외과는 지난해 환자 내원일수가 줄어드는 등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메디칼타임즈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최근 발간한 '2018년 진료비 주요통계'를 토대로 표시과목별 의원급 의료기관의 요양급여비 매출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정신건강의학과의 건강보험 급여 매출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정신건강의학과의 경우 2018년 한 해 동안의 총 요양급여비용은 4819억원으로 전년 대비(3979억원) 21.11% 급증했다. 실제 환자들이 방문한 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내원일 수 역시 전년과 비교해 12.27%가 늘었다.
건강보험 급여까지 확대되면서 내원 환자까지 덩달아 늘어나 급여 매출 급증으로 이어졌다는 추론이 가능한 부분이다.
의료계는 2017년 하반기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차원으로 개선된 ‘치매 신경인지검사’에서 그 원인을 찾았다. 문재인 정부 들어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는 ‘치매국가책임제’에 따른 혜택을 봤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정신건강의학과에 이어 비뇨의학과와 내과가 각각 13.95%, 13.56% 급여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된 것과 관련해서는 초음파 급여화 등의 효과라고 바라봤다.
한 공급자단체 보험이사는 "치매국가책임제에 따라 치매인지기능 검사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정신건강의학과의 급여 매출이 급증한 것"이라며 "다른 진료과들도 건강보험 확대에 따라 급여 매출일 늘어났다고 볼 수 있다. 초음파 급여가 늘어나고 있는 데 솔직히 내과 등이 큰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최근 몇년 동안 전공의 지원율에서 약세를 보여 '기피과'로 분류되고 있는 산부인과와 외과는 주요 표시과목별 의원급 의료기관 중에서 내원일수가 줄어드는 진료과목으로 분류됐다.
최근 저출산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새로운 기피과로 분류되고 있는 '소아청소년과'도 마찬가지.
요양급여비용 면에서는 소아청소년과가 2018년도 4.29% 증가하는 데 그치면서 주요 표시과목별 의원급 의료기관 중 가장 증가세가 저조했다. 2014년 7367억원이었던 소아청소년과의 요양급여비는 2018년에도 7915억원으로 조사돼 5년 동안 7000억원 대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지난해 소아청소년과 내원일수는 전년도에 비해 0.44일 감소, 저출산 현상에 따라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찬가지로 산부인과와 외과 역시 내원일수 면에서 각각 3.05%, 0.45%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돼 설자리를 갈수록 잃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나마 건강보험 급여 확대로 인해 요양급여비용 면에서는 소아청소년과 보다는 높은 증가세를 기록했다는 것이 위안거리다.
경기도의 한 중소병원장은 "소아청소년과와 산부인과는 저출산 현상으로 직격탄을 맞았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이 같은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출산율은 계속 저조한 수준이기에 당분간 호재를 찾기는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그는 "외과는 요양급여비용은 8% 가까이 늘었지만 문제는 내원환자가 줄어든 것"이라며 "최근 외과 의원급 의료기관의 타켓층인 대장항문 등에 초점을 맞춘 전문병원이나 중소병원들이 많이 생겼다. 환자들이 의원급 대신 중소병원으로 발길을 돌린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