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핵심 열쇠는 '국토교통부 연구용역'…표준안 도출 목표
서울교통공사, 의료기관개설위원회 설치 법안발의 주목
황병우 기자
기사입력: 2019-07-31 12: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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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역사 내 의원개설을 두고 반복적으로 논란이 일자 서울시가 관련 가이드라인 마련에 나섰다.
다만, 최근 2차례 회의에도 불구하고 결론에 도달하지 못한 상태에서 다음 회의를 국토교통부 연구용역 발표 이후로 잡으면서 지하철역사 내 의원개설 논란의 핵심 키는 '국토교통부 연구용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서울시가 지하철역사 내 의원개설을 논의하게 된 이유는 똑같은 지하철 역사 내 개설이란 사안을 두고 자치구마다 해석이 다르기 때문.
지하철역사 내 의원개설이 좋다, 나쁘다를 떠나서 자치구마다 다른 해석을 광역적으로 해석하고 도움을 주겠다는 차원의 논의다.
서울시 시민건강국 나백주 국장은 "현재 각 지자체에 의원개설 허가 권한이 있기 때문에 월권을 하면서 서울시가 결정하겠다는 게 아니다"며 "법 해석차원에서 자치구별로 다른 것에 대해 표준적인 가이드라인을 둘 수 있지 않을까하는 취지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10일과 17일 서울시 주요간부가 참석한 지하철 역사 내 의원개설회의가 2차례에 걸쳐 진행됐음에도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황.
서울시는 국토교통부가 진행 중인 지하철역사 내 의원개설 연구용역과 송파보건소와 의사개인이 진행 중인 손해배상청구소송 결과를 두고 회의를 다시열기로 정한 상태다.
현재 잠실역 버스환승센터에 의원을 개설한 A원장은 이전에 의원 개설을 준비했던 잠실역 역사 내에 의원을 개설하지 못하자 인테리어와 임대료 등으로 사용한 비용에 대해 송파보건소에 소송을 제기해 진행 중에 있다.
나백주 국장은 "조만간 국토교통부 연구용역 결과가 나올 예정이기 때문에 연구결과를 기다려보자는 쪽으로 정리가 된 상태다"며 "송파구보건소와도 소송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법원의 해석까지 함께 판단해 시가 할 수 있다면 법 개정도 건의하거나 다른 방법을 찾아보는 논의가 될 것으로 예측한다"고 전했다.
서울교통공사, 지하철역사 의원개설 최도자 의원 발의 의료법 개정안 주목
이 같이 서울시가 표준가이드라인을 고민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하철역사 내 의원개설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밝힌 서울교통공사는 최근 최도자 의원이 발의한 의료법 일부개정안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22일 바른미래당 최도자 의원(보건복지위)는 사무장병원을 막기 위해 의료기관 개설시 사전에 사무장병원인지 여부를 심의하는 내용이 담긴 의료법 일부개정법류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재 병의원 인허가를 담당하는 지자체 공무원의 전문성 부족 등으로 사실상 인허가 단계에서 사무장병원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었다. 개정안은 지방자치단체 산하에 의료기관의 개설·운영 등에 관해 경험이 풍부한 의료인 등으로 구성된 의료기관개설위원회를 설치하고 의료기관 개설시 사무장병원인지 여부를 사전에 심의를 거치도록 했다.
다만, 관련 법안이 사무장병원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지만 법안 통과 시 지하철역사 내 의원개설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게 서울교통공사의 판단이다.
의료기관개설위원회로 의원개설 유무가 결정될 경우 자칫 현재 의료계의 반발에 부딪힌 상황에서 지하철역사 내 의원개설이 막힐 수 있다고 보는 것.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관련 법안이 통과되면 의원 개설을 지자체에 신고하던 것을 의료기관개설위원회에서 심의가 이뤄지게 된다"며 "이것을 바꿔 이야기하면 의료기관개설을 전문가들이 결정을 내리게 되는 것인데 기득권에 의한 영향이 생길까 우려된다"고 언급했다.
의료단체 지하철역사 감염병 지적 언제까지?…"논리 부족하다"
한편, 지속적으로 지하철역사 내 의원개설을 반대하는 의사단체를 두고 내부에서도 비판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모습이다.
앞서 서울시의사회는 성명서를 통해 감염병 대규모 파급위험, 의료기관 지역 간 불평등 등 4가지 반대이유를 들었지만 법적으로 논리를 쌓고 있는 서울교통공사나 서울시에 비해 근거가 떨어진다는 지적인 것.
잠실소재 A의원 원장은 "이미 유동인구가 많은 대형마트나 백화점 등에 의원이 있는 상황에서 지하철만 안 된다고 하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기관을 감염병 전파의 근원지처럼 말하는 것 같고 의사회의 지적대로라면 반대로 대형병원도 그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내과 B원장은 "의사회 지적처럼 지하철이 감염병이 취약한 곳이라면 오히려 의료기관이 들어가 관리를 해야 되지 않는가 싶을 정도"라며 "조심스럽긴 하지만 기존에 없던 새로운 개원시장이 열리는 것이 작용하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