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소세포폐암에 대한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기대를 모았던 타세바(엘로티닙)와 아바스틴(베바시주맙)의 조합이 실망스러운 결과를 보였다.
무작위 비교 임상 시험에서 타세바 단독 요법에 비해 무진행 생존율 등 각종 지표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국 듀크대학 Thomas E. Stinchcombe 박사팀은 타세바와 아바스틴의 병용 효과에 대한 무작위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현지시각으로 8일 미국의사협회지(JAMA)에 그 결과를 게재했다(10.1001/jamaoncol.2019.1847).
연구진은 2012년 11월부터 2016년 8월까지 88명의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타세바 단독 요법과 아바스틴 병용 요법 군으로 나눠 33개월간 추적 관찰했다.
대조군에게는 매일 단독으로 150mg의 타세바가 처방됐고 비교군은 3주마다 15mg/kg의 아바스틴이 추가로 처방한 뒤 위험률(HR) 0.667을 목표로 연구가 진행됐다.
적어도 병용 요법을 시행하면 단독 요법에 비해 30% 이상은 개선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였다.
아바스틴이 종양내 혈관을 정상화하는 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항암제 타세바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 그간의 정설이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유럽종양학회는 지난 2017년 비소세포폐암 가이드라인에서 타세바와 아바스틴 조합을 1A로 권고한 바 있다. 사실상 최우선 고려 옵션이다.
하지만 이번 임상 결과는 그리 좋지 않았다. 병용 요법 환자의 무진행 생존기간은 17.9개월로 타세바를 단독으로 맞은 환자가 기록한 13.5개월에 비해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못한 이유다.
치료에 따른 질환의 반응을 측정하는 객관적 반응률(ORR)도 마찬가지였다. 병용 요법군의 객관적 반응률은 81%로 오히려 타세바 단독 요법 83%에 비해 되려 낮았다.
특히 전체 생존 기간도 오히려 병용 요법군이 더욱 낮게 나타나 실망감을 안겼다.
타세바와 아바스틴 병용 군의 전체 생존기간(OS)은 32.4개월로 타세바 단독요법만을 시행한 환자들이 기록한 50.6개월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부작용도 오히려 병용 요법을 시행한 환자들에게서 더 많이 나타났다.
3등급 이상의 심각한 부작용이 일어난 환자들을 보면 병용 요법군에서는 26%나 됐지만 타세바만 먹은 환자들은 16%에 불과했다.
연구진은 "비소세포폐암에 있어 타세바와 아바스틴간의 조합에 대한 기대가 있었지만 연구 결과 단독 요법에 비해 이점이 없다는 것이 증명됐다"며 "유의미한 개선 효과를 전혀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