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명 대상 38건의 무작위 임상 시험 메타 분석 결과
|사망 위험 감소 효과 입증한 대규모 연구 다시 뒤짚혀
이인복 기자
기사입력: 2019-08-21 06: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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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다공증 1차 치료제의 대명사인 비스포스포네이트의 사망 위험 감소 효과가 연구마다 반전을 거듭하며 혼란속으로 접어들고 있다.
골절 치료와 무관하게 사망 위험을 30% 이상 낮춘다는 이차 효과가 입증되며 재조명을 받았지만 대규모 메타분석에서 이같은 결과가 완전히 뒤짚혔기 때문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의과대학 Steven R. Cummings 교수는 10만명을 대상으로한 38건의 비스포스포네이트 관련 임상 시험을 메타 분석하고 현지시각으로 19일 미국의사협회지(JAMA)에 이를 게재했다(10.1001/jamainternmed.2019.2779).
연구진은 2019년 4월까지 출판된 비스포스포네이트와 관련해 전 세계에서 10만 1642명을 대상으로 이뤄진 무작위 위약 대조 임상 시험 38건을 메타 분석했다.
최근 대규모 무작위 임상 시험에서 잇따라 비스포스포네이트가 골절 위험을 줄이는 동시에 사망 위험까지 낮춘다는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한 검증의 일환이다.
실제로 비스포스포네이트는 최근 사망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며 단순한 골다공증 1차 치료제를 넘어서는 이차 예방 효과로 재조명을 받았다.
지난 4월 국제골다공증학회지((journal Osteoporosis International)에 실린 6120명을 대상으로 한 코호트 분석 연구(doi.org/10.1007/s00198-018-4806-0)가 대표적인 경우다.
연구진은 논문을 통해 2세대 비스포스포네이트로 불리는 알렌드로네이트와 리세드로네이트를 복용한 환자들이 대조군과 대비해 사망 위험이 34%나 감소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어지는 연구들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12일 Journal of Bone and Mineral Research에 실린 논문에서는 1735명의 여성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코호트 연구가 발표됐다.
이 임상에서도 비스포스포네이트를 복용한 여성 환자들은 대조군에 비해 조기 사망 위험이 39%까지 줄어드는 결과를 보였다.
하지만 이번에 나온 메타 분석의 결과는 이와 완전히 상반됐다. 사망 위험을 전혀 줄이지 못한다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비스포스포네이트에 대한 단독 위약 대조 시험 21건을 분석한 결과 사망 위험은 대조군에 비해 불과 5%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인 졸레드로네이트(zoledronate)를 따로 분석한 논문을 모두 합친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대조군에 비해 사망 위험이 불과 2% 차이를 보인 것.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가 통계학적으로 의미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연구진은 "최근 대규모 연구에서 비스포스포네이트가 골절 위험은 물론 사망 위험도 낮춘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이는 환자의 골절 위험과 무관하게 약물 치료를 지속해야 한다는 의미가 되는 만큼 검증 과정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메타 분석 결과 비스포스포네이트가 사망 위험을 낮춘다는 근거를 찾지 못했다"며 "따라서 비스포스포네이트는 골절 치료에만 처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국내 전문가들은 이러한 사망 위험 등 이차 예방 효과와 무관하게 처방과 관리가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한골대사학회 정호연 이사장(경희의대)은 "골다공증은 필연적으로 치료와 관리, 예방이 함께 진행돼야 하는 질환"이라며 "우리나라는 특히 치료를 중도에 포기하는 비율이 높아 추가 골절 등 이차 피해가 많은 만큼 지속적인 관리에 대한 홍보와 계몽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