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의대 안상훈 교수
|병원내 기조실장 맡고도 틈틈히 학술활동해온 결과
|한국인으로는 최초..."어떤 역할보다 자랑스럽다"
박상준 기자
기사입력: 2019-08-28 06: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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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간학회 학술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연세의대 안상훈 교수(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가 세계적으로 임팩트팩터가 높은 3대 간학술지 편집위원(Editoral Board)을 모두 맡는 영광을 거머쥐었다.
안 교수는 최근 미국간학회(AASLD)로부터 공식학술지 헤파톨로지(Hepatology) 편집위원을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고, 올해 8월부터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해당 저널은 임팩트팩터(IF)가 14.971로, 간분야에서는 두 번째로 높다.
현재 안 교수는 지난 2013년부터 아시아태평양간학회(APASL)가 발간하는 헤파톨로지 인터네셔널(Hepatology International, IF 5.490) 부편집장을 맡고 있다. 이어 2014년 부터는 유럽간학회(EASL) 공식학술지인 저널오브헤파톨로지(Journal of Hepatology, IF 18.946)의 편집위원을 맡아 세계 곳곳에서 접수되는 논문을 심사한다.
이런 와중에 헤파톨로지 편집위원에 추가로 선정됨에 따라 세계적으로 저명한 미국, 유럽, 아시아태평양 간학회 공식학술지 세 곳의 편집위원을 모두 맡는 이른바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기록을 세운 것.
국내에서도 내로라하는 간전문가가 많지만 아직 3곳의 학술지의 편집위원으로 활동하는 사람은 아직 없다. 게다가 동양인 중에서도 한국인 편집위원을 잘 내세우지 않는 서양권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드문 사례로 기록되고 있다.
안 교수는 "편집위원의 역할은 전세계에서도 투고된 논문을 평가하는 역할"이라면서 "최근 아시아 국가에서 좋은 논문이 많이 나오면서 그에 발맞춰 편집위원의 역할을 동양인으로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버거운 업무속에서도 꾸준한 학술활동, 관계를 좋아하는 성향도 영향"
이처럼 안교수가 유럽과 미국 그리고 아시아태평양 간학회 공식학술지 편집위원으로 선정된 배경에는 적극적인 학술활동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꾸준한 국제 네트워크 활동, 다년간 경험을 통해 쌓인 국제매너가 쌓여 이뤄진 준비된 위원이라는 평가가 많다.
안 교수는 지금까지 주요 임상연구자로서 국내외 임상 60여개를 주도해왔고, 여기에 더해 주요 저자 및 리뷰자로서 SCI(E)급 저널에 등재된 논문만도 320편이 넘는다. 또한 국제학술무대 초청 강연만도 120개가 넘는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경력때문에 3개 학술지 편집위원외에도 이사아태평양소화기학회지인 저널오브게스트로엔테롤로지앤헤파톨로지(Journal of Gastroenterology and Hepatology) 편집장, 것앤리버(Gut and Liver) 부편집장으로 활동중이며, 네이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는 편집위원으로, NEJM 리뷰어도 동시에 맡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세계간학회 임원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특히 이런 활동을 병원내 기획관리실장이라는 큰 보직을 맡으면서 이뤄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안 교수는 지난 2017년부터 연세세브란스병원 기획관리실장 보직을 맡으며 병원운영에도 깊이 관여하고 있다. 지난 2017년 40대 중반에 맡아 최연소 기획관리실장이라는 타이틀도 갖고 있다. 현재 조직, 인사, 병원운영 등에 관여하고 있다.
긍정적인 관계를 추구하고 적극적인 홍보마인드 성향도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다. 대내적으로는 직원과 소통을 잘하며, 대외적으로는 친절한 교수님의 이미지가 강하다.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런 모습이 해외활동에서도 투영된 것이다.
안 교수는 "나름대로 편집위원을 뽑는 기준은 있겠지만 전제는 국제 의사 사회에서 네트워크를 쌓으며 신뢰를 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학회활동을 하는 것은 기본이고, 여기에 많은 논문 작성 활동과 강연도 하면서 크레딧을 쌓아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젊은 연구자들 논문 등재 기회 부여...리뷰가 들어오면 적극적으로 임해야"
편집위원의 역할은 논문을 심사하는 역할이다. 때문에 논문이 투고되면 가장 먼저 논문을 심사여부를 결정한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인 편집위원의 존재만으로 저널 등재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때문에 안 교수는 우수한 저널에 좀 더 많은 논문을 투고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린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어떤 학술지라도 자국민의 투고논문을 더 많이 봐주는 일종의 편애현상은 존재한다며 한국인 편집위원이 있다는 존재만으로도 좀 더 많은 한국인 논문을 선별할 수 있으며 그만큼 많은 투고 기회가 열릴 것으로 전망했다.
안 교수는 "전세계 학술지 편집위원은 많은 학술활동을 꾸준히 하고 동시에 좋은 평판도 얻어야 가능한 자리다. 그런 점에서 개인적으로 편집위원의 역할은 어떤 보직보다 영광스럽다"면서 "앞으로 좀 더 많은 한국인 편집위원이 나와 국제위상을 높여나갔으면 하는 바램"이라고 말했다.